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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메이저리그 올스타를 상대로 완봉을 넘어 '팀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며 일본 열도를 놀라게 했다. '사무라이 재팬'의 전망을 밝힌 건 물론이다. 주인공은 노리모토 다카히로(라쿠텐 골든이글스)와 니시 유키(오릭스 버펄로스), 마키다 가즈히사(세이부 라이온즈), 니시노 유지(지바 롯데 마린스)다. 이들은 경기 후 나란히 수훈 선수 시상대에 섰다.
일본은 15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도쿄돔서 열린 2014 스즈키 미·일 프로야구 3차전서 메이저리그(ML) 올스타에 4-0 영봉승을 거뒀다. 이로써 1, 2차전에 이어 3차전까지 손에 넣은 일본은 지난 1990년 이후 무려 24년 만에 시리즈를 손에 넣었다. 2006년 이후 8년 만에 재개된 대회에서 무척 산뜻한 출발을 보인 것이다.
이날 일본은 2회와 3회 터진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 자이언츠), 나카타 쇼(니혼햄 파이터즈)의 투런포 2방이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9회까지 ML 올스타를 상대로 단 하나의 안타도 내주지 않고 노히트로 막아낸 마운드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일본 마운드는 이번 대회 3경기에서 ML 타선을 상대로 단 4점만 내주는 짠물투를 펼쳤다. 1, 2차전 선발로 나섰던 마에다 켄타(히로시마 도요 카프), 가네코 치히로(오릭스)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팀 노히트노런'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타선을 자랑하는 ML 올스타를 상대로 거둔 기록이라 의미가 크다. 이날 미국은 벤 조브리스트(탬파베이 레이스)-로빈슨 카노(시애틀 매리너스)-에반 롱고리아(탬파베이)-저스틴 모어노(콜로라도 로키스)-야시엘 푸이그(LA 다저스)-살바도르 페레즈(캔자스시티 로열스)-루카스 두다(뉴욕 메츠)-덱스터 파울러(휴스턴 애스트로스)-알시데스 에스코바(캔자스시티)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최정예 멤버는 아니지만 전부 소속팀 주축이다.
이날 노리모토는 최고 구속 155km 빠른 공과 커브, 포크볼, 커트패스트볼 등을 섞어 던지며 미국 타선을 농락했다. 카노와 롱고리아 등 강타자들을 상대로도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1990년생인 노리모토는 지난 시즌 27경기에서 15승 8패 평균자책점 3.34 활약으로 라쿠텐의 재팬시리즈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 다나카 마사히로(현 뉴욕 양키스)의 '크레이지 모드'에 묻힌 감이 있었지만 노리모토가 선발진 한 축을 든든히 지키지 않았다면 라쿠텐의 우승도 없었다. 올 시즌에도 30경기에서 14승 10패 평균자책점 3.02로 에이스 노릇을 제대로 했다. 팀이 필요할 땐 구원 등판도 마다치 않는 투혼을 선보였다.
니시도 오릭스 주축 선발로 활약하며 팀이 퍼시픽리그 2위에 오르는 데 큰 몫을 했다. 올 시즌 성적은 24경기 12승 10패 평균자책점 3.29, 퀄리티스타트도 16차례 기록했다. 풀타임 첫해인 2011년부터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통산 성적은 117경기 39승 28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21. 처음으로 100이닝 이상 투구한 2011년부터 꾸준히 3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와 함께 뛰었다.
우완 사이드암 마키다는 지난 2011년 세이부에 입단, 올해까지 4년간 134경기에서 34승 34패 2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 중이다. 입단 첫해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55경기에서 5승 7패 22세이브를 올렸고, 퍼시픽리그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입단 첫해부터 올스타전에 출전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듬해인 2012년 13승, 지난해 8승을 올리며 선발로 정착했고, 올해도 26경기에서 8승 9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했다. 지난 2년(2.43, 2.60)과 견줘 평균자책점은 1점 이상 상승했다.
1991년생 우완투수 니시노는 지바 롯데가 자랑하는 젊은 피. 1군 무대 첫해인 지난해 선발로 24경기에 등판, 9승 6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했다. 선발로 경쟁력을 보였지만 이토 쓰토무 지바 롯데 감독은 니시노를 마무리로 전환시켰다. 새 보직 적응에 시간이 필요할 듯했으나 올해 57경기에서 1승 1패 3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1.86으로 수호신 역할을 든든히 해냈다. 최고 구속 150km에 이르는 직구와 결정구인 포크볼을 앞세워 퍼시픽리그 세이브 3위에 올랐다.
일본 무대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보였기에 국가대표로 뽑히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그런데 ML 올스타를 상대로 무실점도 아닌 9이닝 노히트를 합작했다. 니시는 2이닝, 마키다는 1이닝 동안 각각 사사구 2개씩을 허용했으나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실점을 막았고, 안타는 하나도 맞지 않았다. 특히 니시노는 내셔널리그(NL) 타격왕 저스틴 모노와 아메리칸리그(AL) 수위타자 호세 알투베를 포함, 삼자범퇴로 이닝을 막는 위력을 자랑했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니치아넥스'는 '일본 투수 4명이 미·일 야구 역사에 새로운 업적을 남겼다'고 평했다. 노리모토는 "인생 최고의 투구를 했다"고 말했고, 4명 모두 "기분 최고"라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고쿠보 히로키 대표팀 감독은 "목표했던 승리를 따내 기분이 좋다"며 "팀 노히트노런이 절대적이었고, 노리모토가 훌륭한 투구를 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마키다 가즈히사, 니시노 유지, 고쿠보 히로키 감독, 노리모토 다카히로, 니시 유키(왼쪽부터)가 경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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