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양현종과 원 소속팀 KIA 타이거즈의 기다림이 시작됐다. 기다림 끝의 결과에 따라 양현종과 KIA의 움직임도 바빠질 전망이다.
KIA는 지난 17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을 신청했다. 곧바로 KBO는 이를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에 통보했고, 18일 MLB 사무국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이를 전달했다. 이제 포스팅 결과는 오는 22일쯤 KBO에 통보될 예정이다. 금액에 따라 양현종의 미국 진출 운명과 KIA의 생각도 달라진다.
올 시즌이 끝나며 양현종은 구단 동의 하에 해외진출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이미 미국과 일본의 스카우터들이 양현종의 모습을 살펴보고 갔지만 그의 해외진출 선언은 예상보다 늦었다.
하지만 미국 현지 언론에서 국내 예상보다 양현종에 대해 더욱 높게 평가하며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등 이른바 ‘빅마켓’ 구단들도 양현종의 포스팅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양현종의 에이전트 측도 메이저리그 구단들에 그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하며 포스팅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상황은 양현종에게 나쁘지만은 않다.
포스팅 신청이 완료되며 이제 4일 뒤 결과를 기다리는 초조한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포스팅 금액에 따라 양현종의 해외진출 여부와 이후 연봉 협상 전략 등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KIA는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은 나와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앞서 포스팅을 진행했던 김광현의 200만달러가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만일 4일 뒤 금액을 받아본 KIA가 양현종을 메이저리그에 보내기로 결정한다면 KIA는 본격적으로 ‘에이스’ 없이 시즌을 치를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 이미 김기태 감독을 새롭게 영입하며 리빌딩에 나선 KIA이지만 양현종 정도의 수준급 선발 자원을 수급하기는 쉽지 않다. 이번 자유계약(FA) 시장에 나온 타팀의 수준급 선발 자원도 윤성환(삼성)과 장원준(롯데) 정도인데 이들에 대한 영입 경쟁은 이미 높은 상황이다.
올 시즌 KIA 마운드에서 그나마 믿을만한 활약을 보여줬던 투수들은 김병현과 최영필, 김태영 등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이미 30대 중반을 넘은 나이이기 때문에 내년에도 이들이 활약해 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또 큰 기대를 모았던 김진우와 송은범도 부상과 부진이 계속되며 어려움을 겪었고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임준섭은 선발로서의 가능성 정도를 보인 상황이다.
잠재력이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이 있지만 이들이 내년 시즌 곧바로 즉시 전력감이 된다는 보장이 없기에 KIA의 고민은 깊다. 물론 리빌딩을 가져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팬들의 기대도 무시할 수 없어 KIA로서는 내년 시즌 어느 정도의 성적은 내줘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나흘 후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양현종에 대한 최고 입찰 금액이 KBO로 통보된다. 이 금액은 곧바로 KIA에게 넘어가 KIA는 결정을 내려야한다. KIA로서는 에이스를 내보내는 입장에서 적절한 포스팅 금액을 받아야 자존심과 함께 전력 보강에 나설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KIA는 금액이 적다고 해서 무조건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반대만 하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해외진출 꿈이 실현되기 직전인 양현종과 내년 시즌 에이스 없이 시즌을 치를 준비를 할 KIA의 초조한 나흘간의 기다림이 시작됐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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