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동주는 과연 어디로 갈까.
김동주(38)가 두산과 결별했다. 예정된 수순이었다. 두산은 은퇴와 함께 코치직을 제안했으나 김동주는 거부했다. 현역 연장 의지가 강력하다. 결국 구단은 김동주를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줬다. 김동주는 두산을 제외한 나머지 9개구단과 자유롭게 입단 협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김동주의 운신의 폭이 그렇게 넓어 보이지는 않는다는 게 야구계의 시각.
김동주에게 관심을 가질 유력한 구단은 현실적으로 kt다. kt는 2015시즌 1군에 진입한다. 어떻게든 최대한 선수층을 두껍게 하는 게 지상과제. 9개구단으로부터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을 지명하고, FA 3명, 외국인선수 4명으로 최대한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전력보강에 대한 갈증이 클 수밖에 없다. 김동주는 kt에서 현역 마지막 불꽃을 태울 수 있을까.
▲김동주의 경쟁력
김동주는 국가대표 4번타자 출신이다. 1998년 OB에 입단해 통산 1625경기서 타율 0.309 273홈런 1097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1년을 끝으로 사실상 전력서 제외됐다. 2012년과 2013년 각각 66경기, 28경기 출전에 그쳤다. 부상도 있었지만, 기량 자체도 쇠퇴했다. 선수층이 두꺼운 두산서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올 시즌에는 1군서 단 1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서 뛰었다. 45경기서 타율 0.306 3홈런 18타점. 새까만 후배들과 출전기회를 양분하느라 꾸준히 출전하지도 못했다. 전임 송일수 감독은 2013년 퓨처스 감독을 하면서 김동주가 1군서 뛸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팬들에게 비난을 받았지만, 끝내 올 시즌 1군서 쓰지 않았다.
전성기의 김동주는 한 방과 정교함을 갖춘 최고의 우타자. 그러나 내년이면 한국나이로 불혹이다. 전체적인 기량은 분명히 하향세. 3루 수비도 예전만큼 기민하게 하지는 못한다고 봐야 한다. 때문에 내년 kt 1군서 뛴다면 타순과 수비 위치가 애매하다. 다만, 김동주가 의욕적이고 체계적으로 시즌을 준비하면 은퇴 직전 최소한의 자존심 회복이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니다.
▲kt의 상황
kt는 조심스러운 반응. 구단관계자는 “김동주에게 관심이 있다. 하지만 그 전에 20인외 선수 지명과 FA 영입이 우선이다. 이후 입단테스트나 면담 등 본인의지가 있다면 그 때 영입과 관련해서 논의가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kt가 이런 입장인 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사실 kt라고 해서 김동주를 일사천리로 영입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kt 내부적인 상황도 복잡하다. 이미 외국인타자 마르테를 영입했다. 마르테는 3루수다. 김동주와 포지션이 겹친다. 결국 김동주가 kt서 뛰려면 1루 혹은 지명타자, 대타를 받아들여야 한다. 현재 FA 시장에 확실한 1루수 요원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kt로선 현 시점서 김동주의 1루수비 경쟁력을 확신할 수 없다. 또 수비 포지션이 불분명한 지명타자 요원은 kt 내부적으로도 보유하고 있다. 9개구단으로부터 받아오는 20인 보호선수 외 1명 중에서도 1루 혹은 지명타자 요원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kt는 곧바로 김동주를 받아들이긴 힘들다. FA와 9개구단 보상선수, 외국인선수 수급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된 뒤 포지션 경쟁구도를 봐서 김동주 영입에 대해 고심할 가능성이 크다. 현 시점에서 kt가 김동주 영입에 전력을 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의미. 결국 김동주의 새 둥지 찾기가 의외로 시간이 오래 걸릴 가능성이 있다.
▲김동주의 kt 역할론
김동주가 kt에 입단한다고 가정하자. 선수단 최고참이 확실시된다. kt는 신생팀이다. FA, 보상선수, 외국인선수로 1군 진입 준비를 마친다고 해도 부족한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고참의 역할이 중요하다. NC가 이호준을 FA로 영입한 건 기량도 기량이지만, 덕아웃 리더가 돼 달라는 메시지도 포함돼 있었다. 이호준은 SK 시절 묵직한 덕아웃 리더로서 팀 중심을 잘 잡았다.
그런데 김동주가 덕아웃 리더 역할을 잘 할 것인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달린다. 김동주는 두산에서도 덕아웃 리더형은 아니었다는 게 야구관계자들의 반응. 홍성흔이 컴백한 이후 두산의 덕아웃 리더는 홍성흔이었다. 김동주가 kt에 입단한다면 기량부터 확실하게 보여줘야 하고, 후배들과 경쟁을 통해 살아남아야 한다. 그리고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이는 kt의 내년 성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
종합적으로 볼 때, kt는 분명히 김동주에게 관심이 있다. 다만, 앞으로 김동주가 어떤 자세를 보이느냐가 kt 입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kt로서도 현 시점에선 김동주를 100% 신뢰할 순 없다. 또 김동주 영입을 위해 당장 발 벗고 나설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김동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