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강전력은 유지될까.
통합 4연패를 차지한 삼성. 스토브리그 최대과제는 내부 FA 단속. 무려 5명이나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26일은 원소속구단과 FA의 우선협상 마감일. 삼성은 결국 5명 모두에게 사인을 받는 데 실패했다. 윤성환(4년 80억원) 안지만(4년 65억원) 조동찬(4년 28억원)과 계약했으나 배영수 권혁은 삼성과의 협상테이블을 접고 외부 FA 시장으로 나갔다.
애당초 5명을 모두 잡는 건 쉽지 않았다. FA는 어차피 1대1 계약. 구단으로선 1명에게 써야 할 에너지가 5명에게 분산됐다. 또 현실적으로 5명에게 똑같이 많은 돈을 푸는 것도 어려웠다. FA 인플레이션 시대를 맞았다고 해도 계약한 3명에게만 무려 173억원을 썼다. 야구단 1년 예산이 3~400억원인 걸 감안하면 적지 않은 부담. 결국 삼성은 내부 FA 5명을 모두 붙잡지 못하고 전력 출혈을 맛봤다.
▲전력출혈 최소화
그러나 냉정하게 보면 전력출혈을 최소화했다. 일단 FA 5인방 중 핵심인 윤성환과 안지만을 붙잡은 건 천만다행이다. 현 시점에서 윤성환은 지난해 장원삼(4년 60억원)을 넘어 역대 투수 FA 몸값 1위가 됐다. 안지만은 2011년 정대현(4년 36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FA 불펜 투수 몸값 1위에 올랐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FA 5인방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전력. 우완선발투수와 셋업맨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리그 전체적으로 수요는 많지만 공급물량은 달린다. 그런데 윤성환과 안지만의 내구성과 꾸준함은 이미 증명이 끝났다. 윤성환은 빠른 볼을 던지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투구폼과 제구력으로 승부한다. 30대 중반의 나이지만, 큰 부상 없이 롱런할 가능성이 크다. 안지만은 빠른 볼을 던지지만, 아직 30대 초반이라 향후 4년간 위력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토종 선발 주축과 메인 셋업맨을 지킨 건 마운드 뼈대를 유지했다는 의미.
조동찬을 붙잡은 것도 충분히 의미 있다. 조동찬은 거의 매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려왔다. 지난해와 올해는 LG 문선재와 충돌한 무릎 때문에 고생했다. 조동찬은 건강만 보장되면 팀에 소금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일단 장타력과 기동력을 동시에 지녔다. 타격의 정교함은 다소 떨어지지만, 작전수행능력은 뛰어나다. 무엇보다도 내야 전 포지션 커버가 가능하다. 선수들의 부상, 부진에 가장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카드. 144경기로 늘어나는 내년부터는 조동찬 같은 유형의 선수를 많이 보유한 팀이 유리하다.
▲확연한 배영수-권혁 공백
일단 배영수와 권혁을 놓친 건 삼성으로선 매우 아쉽다. 배영수는 통산 124승으로 현역 최다승 투수.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삼성이 21세기 왕조로 불리는 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 2006년엔 자신의 팔꿈치를 바쳐 통합 2연패와 맞바꾼 것도 사실. 그런 배영수에 대한 삼성 팬들의 지지는 절대적이다. 단순히 프랜차이즈 스타 그 이상. 실제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한 배영수는 장기레이스는 물론이고 단기전서도 유용한 카드. 당연히 전력상 손실이 있다. 당장 내년 선발 1자리가 빈다. 정인욱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지만 불안한 부분이 있다.
권혁은 국내 왼손 불펜 투수들 중 가장 빠른 볼을 던진다. 최근 몇 년간 구위가 뚝 떨어지며 고생했지만, 올 시즌 구위를 회복하면서 자존심도 회복했다. 삼성은 왼손 불펜투수가 많다. 그러나 확실하게 믿음이 가는 요원은 차우찬 외엔 없다. 권혁의 잔류는 반드시 필요했다. 하지만, 놓치면서 손실을 맛봤다. 당장 백정현 박근홍 등의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차우찬도 제구 안정감을 높여야 한다.
달아오른 FA 시장 흐름상, 배영수와 권혁이 12월 3일까지 나머지 9개구단과 사인하지 않을 확률은 극히 낮다. 다시 말해서 내년 삼성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은 많이 낮아졌다는 의미. 삼성은 배영수, 권혁과의 결별을 계기로 투수진 리빌딩 및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핵심 투수들의 연령대가 높다. 새로운 동력이 절실하다.
▲내년 최강전력 가능할까
삼성은 내년 최강전력 구축이 가능할까. 일단 26일까지 진행된 내부 FA 시장에서 8명의 FA가 원 속구단에 잔류했다. 8명의 면면을 보면 최정(SK) 김강민(SK) 박용택(LG) 등 굵직한 대어급들이 눈에 띈다. 애당초 분류한 대형 FA 중 원 소속구단에 잔류하지 못한 FA는 장원준 정도가 꼽힌다. 다시 말해서 판도 변화를 일으킬만한 선수의 이동이 적었다. 충분히 예상됐던 부분.
그러나 아직 내년 판도를 섣불리 점치긴 어렵다. 외국인선수 계약, 굵직한 방출 선수 이동, 트레이드 등 변수가 많다. 준척급 선수들도 이동이 많을수록 해당 팀 전력에 플러스, 마이너스 효과가 커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어느 팀이 최종적으로 내년 전력보강에 가장 재미를 봤는지는 좀 더 살펴봐야 한다.
다만, 삼성이 최악의 유출을 피했다는 건 고무적이다. 재계약 대상으로 분류한 릭 밴덴헐크와 야마이코 나바로를 잡을 경우 2015시즌 전력도 올 시즌과 비교할 때 그렇게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다른 팀 전력보강을 지켜봐야겠지만, 현 시점에서만 보면 내년에도 최강전력으로 분류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현 시점에선 내, 외부적인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윤성환-안지만-조동찬(위), 배영수-권혁(가운데), 삼성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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