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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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현재는 웬만한 대작이 아니고서야 외화가 한국영화에 밀리고 있지만 한 때, 10년 전만 해도 몇몇 한국영화를 빼고는 외화가 주름잡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 그 시절에는 '천만 영화'의 첫 탄생에 놀라워하기도 했다.
처음으로 한국영화계에 천만 영화가 탄생한 때는 2004년. 당시 2003년 12월 24일 개봉했던 영화 '실미도'가 흥행 바람을 타고 2004년 첫 천만 관객 돌파 소식을 전했다. 당시 한국영화는 한창 성장을 이루던 때였고, '실미도'와 2004년 2월 개봉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상반기 흥행을 주도했다. 이후 '태극기 휘날리며'까지 천만 관객을 돌파, 한 해 동안 두 편의 천만 영화 탄생 소식을 알렸다.
물론 천만 영화 두 편의 탄생이 한국 영화 전체의 흥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외화가 한창 강세를 보이던 시절이었고, 외화의 여름 시장 강타가 이어졌다. 이와 함께 한국영화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지만 흥행작의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여기에 독과점 현상, 작은 영화들에 대한 상대적 외면 등의 문제점들이 대두됐다.
해외의 낭보도 이어졌다. 김기덕 감독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사마리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빈집'으로 각각 감독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2003)로 칸국제영화제 그랑프리(심사위원 대상)를 차지했다. 강제규 감독은 미국의 대표 에이전시 CAA가 창립 최초 아시아계 감독을 영입하는 파격 영입의 첫 주인공이 됐다.
한 해 뒤인 2005년 역시 한국영화는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흥행작 상위 10편 중 7편이 한국영화였다. 상반기까지는 2004년 한국영화의 성과와 비교돼 위기론, 거품론 등이 일기는 했지만 2005년 8월 개봉한 '웰컴 투 동막골'이 800만명(이하 영진위 기준), 9월 개봉한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가 5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관객 몰이를 했다. 특히 '왕의 남자'가 12월 개봉, 또 다른 천만 영화의 포문을 열었다. 이 해 임권택 감독은 베를린영화제에서 세계적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명예황금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즐거운 일들만 있는 건 아니었다. 일명 '강우석 파동'이 일었다. 강우석 감독이 스타시스템의 폐해를 거론했고 최민식과 송강호의 실명이 언급돼 파장이 일었다. 이후 두 배우가 기자회견을 통해 반박, 강 감독에게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강 감독은 사과문을 공개했고,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매니지먼트협회 준비위원회가 영화산업 합리화를 위한 공동결의문을 마련하며 일단락됐다.
2006년에는 '왕의 남자'가 천만 돌파 소식을 알렸다. 2005년 12월 개봉해 새해 흥행을 주도했던 '왕의 남자는 입소문으로 흥행에 성공, 이준기라는 스타를 발굴해 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세웠던 흥행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역대 흥행작 1위에 올랐다. 이런 '왕의 남자'의 기록을 다시 깬 작품이 '괴물'이다. 개봉 38일 만에 '왕의 남자'를 제치고 한국 영화 최대 흥행작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까지 언급되는 영화 '타짜'와 '미녀는 괴로워'도 2006년 개봉돼 관객들을 즐겁게 한 작품이다.
반면 한국영화계는 스크린쿼터로 몸살을 알았다. 미국이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협상을 스크린쿼터와 연관시켰고, 정부가 상영일수를 줄이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영화계의 거센 반발이 일었다. 영화인들이 스크린쿼터사수 대책위원회를 결성해 광화문 집회, 1인 시위 등을 이어갔다. 배우 최민식의 경우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방침에 항의, '올드보이'가 2004년 칸국제영화제 그랑프리에 선정되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받게 된 옥관문화훈장을 반납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2006년 7월 1일부터 1년 146일(재량권 행사로 실제로는 연간 106일 정도)에서 73일로 축소됐고, 일각에서는 한국영화의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일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제기돼 온 독과점 문제가 '괴물'의 스크린 점유로 인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듬해인 2007년에는 상승세를 맞던 한국영화가 시들해졌다. 상반기까지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었으며 '트랜스포머',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 '스파이더맨3',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다이 하드4:죽어도 산다' 등 할리우드 영화들의 반격이 이어졌다. 전체 관객수도 1996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영화 중 2007년 흥행 TOP10 안에 든 작품은 단 4작품. '디 워', '그놈 목소리', '미녀는 괴로워'(2006년 12월 개봉), '식객'이 10위권 안에 안착했다. '디 워'를 제외하고는 모두 300만 관객을 넘겼을 뿐이다('미녀는 괴로워'의 경우 2006년 356만 1866명의 관객수를 기록, 2007년까지 총 661만 9498명 동원). '디 워'는 스토리, 애국주의 마케팅 등으로 논란이 됐지만 84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2007년 개봉작 중 흥행 정상에 올랐다.
한풀 꺾인 한국영화 시장은 2008년에도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2006년 63.8%라는 수치를 기록했던 한국영화 시장점유율은 2007년 50.0%로 떨어졌으며, 2008년에는 또 다시 42.1%로 하락했다. 한국영화 관객수도 2007년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 다시 치고 올라오지 못했다. 2006년 9791만 3570명, 2007년 7939만 3394명이던 한국영화 관객수는 2008년 6354만 4965명에 그쳤고, 이에 한국영화 위기설이 대두됐다. 그나마 2분기 한국영화 점유율이 18%를 기록했지만 하반기 선전으로 42.1%를 기록, 한국영화 위기 타계의 희망은 남겨뒀다.
[사진 = 영화 '실미도'·'태극기 휘날리며' 포스터, 임권택 감독, 강제규 감독, 배우 이준기, 영화 '올드보이'·'디워' 포스터]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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