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강진웅 기자] '명가 재건'과 '팀 리빌딩'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떠안은 KIA 타이거즈의 신임 김기태 감독이 출사표를 밝혔다.
KIA는 30일 광주 서구 기아자동차 광주1공장 연구소 강당에서 김 감독의 취임식을 개최했다. 김 감독은 팀의 마무리 캠프 일정 때문에 지난달 28일 계약기간 3년, 계약금 2억5000만원, 연봉 2억5000만원 등 총액 10억원에 계약한 이후 한 달여 만에 취임식을 가졌다.
당초 KIA는 지난달 19일 선동열 전 감독과 2년 재계약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 3년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고,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8위에 머물며 선 감독 재계약에 대한 여론의 반발이 극심했다. 이에 선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4차전이 열리던 지난달 25일 오후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이에 KIA는 이미 예정된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 일정 때문에 서둘러 새로운 감독 찾기에 나섰고, 결국 지난해 LG 트윈스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성공시킨 김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김 감독은 스타 출신이지만 소탈한 성격과 정이 많은 지도자로 그동안 야구계에 널리 알려져 왔다. 때문에 김선빈과 안치홍의 동반 군 입대와 무너진 마운드 재건 등 리빌딩을 추진해야 하는 KIA에 적합한 지도자라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28일 신생팀 kt 위즈가 각 구단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을 발표하며 주전 중견수였던 이대형이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kt로 향하며 김 감독이 왜 이대형을 명단에서 뺐는지를 놓고 관심이 모아졌었다. 하지만 이날 김 감독은 이대형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
-내년 목표는 무엇인가
"내년 목표는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KIA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나은 성적을 드리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 올 시즌이 끝나고 나서 선수단의 전체적인 파악과 구성에 대해 완성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목표는 설정 중이다. 감독의 목표는 항상 꿈이 크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의례적인 답변이라고 생각. 저도 구체적인 성적 목표를 말씀드리고 싶지만 스프링 캠프를 거쳐서 이후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다. 준비 잘 하겠다."
-이대형이 kt로 이적한 것을 두고 논란이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한 마디 해 준다면
"이대형이라는 친구에 대해 주변에서 사이가 안 좋다 그런 말이 있지만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팀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리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손가락 다 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 팀 실정상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정도로 말씀드리겠다."
-리빌딩도 있지만 감독으로서 어느 정도 성적을 내야할텐데. 마무리 캠프를 겪어보니 팀의 어떤 부분이 약하다고 생각하나
"리빌딩이라는 부분은 한꺼번에 바꿀 수 없다. 리빌딩 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확 바꿔버리기 보다는 팀에서 잘 안 보이는 부분을 찾아서 하나씩 맞춰가야 한다. 지금 굉장히 고민 중이다.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생각 중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변할 것이다. 팀 육성 등은 팀에서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외부 영입과 관련해서는 생각한 것이 있는지
"외부 영입에 대해 확실히 어떻게 하겠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 팀 내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 언론에서 팀 내에 센터 라인과 관련해 자원이 없다고 하지만 그렇게 말한다면 지금 있는 선수들에게 굉장히 실례라고 생각한다. (현재 주전이 빠진 포지션에) 들어가고 싶은 선수들이 굉장히 많은데 이들에 대해 나쁘게 평가한다면 이 선수들의 사기가 저하된다. 감독으로서 해보지도 않고 선수들이 나쁜 평가를 받는다면 선수들이 마음에 상처를 받는다는 점을 생각해 주길 바란다."
-KIA에도 베테랑들이 많은데 이들 활용은 어떻게 할 예정인지
"프로는 실력으로 말하는 것이다. 기준은 공평하게 정해서 선수들의 포지션과 선발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것이지만, 그 과정의 훈련 등에서 선수들이 한 명씩 핑계를 대면서 빠져나간다면 결과가 좋을 수 없다. 내부적으로 기초가 튼튼한 팀, 앞으로 비전이 있는 팀을 만들기 위한 약속을 지키려고 한다. 그런데 베테랑이나 스타, 1군, 2군 선수들 등 지금부터 여러 선수들이 경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 팬들의 마음이 돌아섰는데
"KIA 팬 여러분에게 기쁨을 드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성적이 좋아야 할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야구뿐 아니라 야구 외적으로도 어떻게 하면 팬들에게 성심성의껏 대할지 고민하겠다."
-마무리 투수 관련 구상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어느 팀이든지 마무리 투수는 고민일 것이다. 코칭스태프와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아직 누구라고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속 시원히 말을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를 해 달라. 아직 많은 고민 중이고 준비 중이다."
-12월 한 달 동안 선수들에게 당부할 내용은 있나
"프로야구 선수를 직업으로 가진 사람들은 시즌이 끝나는 날이 12월 31일이고 시즌이 끝나고 훈련이 시작되는 날이 1월 1일이다. 어떤 목표의식을 갖고 있다면 이에 걸맞은 행동을 하면 된다. 본인들이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판단은 본인들이 하는 것이다."
[KIA 타이거즈의 제8대 감독으로 취임한 김기태 감독.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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