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안을 찾아야 한다.
5명이 한꺼번에 FA 자격을 얻었다. 마해영, 정현욱을 제외하곤 내부 FA를 국내 타 구단에 빼앗긴 적이 없었던 삼성. 5명의 요구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주진 못했다. 윤성환 안지만 조동찬을 잡았으나 배영수와 권혁을 놓쳤다. 두 사람은 나란히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은 두 사람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마운드 왕국이었다. 그러나 최근 1~2년은 달랐다. 마운드에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타고투저 영향도 있었지만, 노쇠화 현상이 진행됐다. 2000년대 중반 치고 나온 젊은 투수들은 현재 대부분 1981년~1983년생. 이후 1군 전력으로 완벽하게 가세한 젊은 투수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 어떤 식으로든 리빌딩이 불가피하다.
▲한화 보상선수가 있다
일단 한화로부터 배영수와 권혁의 보상선수를 총 2명 영입할 수 있다. 한화는 이번 FA 시장에서 권혁, 송은범, 배영수를 차례대로 영입했다. 보상 순서도 삼성-KIA-삼성. 일단 한화가 삼성에 보호명단 20인을 제출한 뒤 삼성이 보호선수를 제외한 선수 1명을 뽑는다. 이후 KIA와 삼성이 차례대로 같은 절차를 밟는다.
지난해 한화가 FA 정근우를 뽑았을 때 SK는 한화로부터 보상선수 없이 보상금만 받아갔다. 그러나 전력 출혈이 생긴 삼성의 경우 보상선수를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순위는 당연히 투수. 한화 마운드는 객관적으로 약하다. 그러나 수년간 하위권에 머물면서 신인드래프트 상위지명을 통해 좋은 투수 유망주를 많이 뽑았다.
윤근영을 데려간 kt처럼 즉시전력감이 있다면 곧바로 뽑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화가 투수를 최대한 보호한다면 유망주를 데려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삼성은 기본적으로 야수 유망주가 풍부하다. 한화에서 야수 유망주를 보상선수로 영입할 가능성은 낮다. 삼성은 우선 권혁의 보상선수 1명을 뽑은 뒤 KIA의 선택을 지켜본 다음에 또 1명의 보상선수를 결정할 수 있다.
▲알껍질을 벗어야 할 카드
삼성 내부에서 당장 배영수와 권혁의 빈자리를 메워줄 즉시전력감은 없다. 결국 커리어가 없는 젊은 투수들이 성장하는 방법밖에 없다. 거의 모든 팀이 투수 육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타자들의 타격기술이 점점 더 좋아지면서 뉴 페이스 투수들이 1군에 자리를 잡는 게 어려워지고 있다. 현장에선 투수 1명 키우는 게 타자 1명 키우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는 고충을 털어놓는다.
그래도 삼성으로선 마운드 리빌딩을 위해 반드시 젊은 투수들을 즉시전력감으로 만들어야 한다. 류중일 감독이 우완 김현우를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넣은 건 이유가 있었다. 류 감독은 우람한 체격을 자랑하는 김현우를 일찌감치 눈여겨 봤다. 전형적인 파워피처로서 잘 다듬으면 선발도 가능하다. 다만 경기운영능력 보완과 기복 최소화란 과제가 있다. 1군의 벽을 넘기 위한 모든 유망주들의 과제.
좌완 백정현 역시 마찬가지. 유망주라고 하기엔 연차가 제법 높다. 그러나 올 시즌을 준비할 때 가장 눈에 띄는 왼손자원이었다. 시범경기서는 선발투수로 테스트까지 받았다. 결국 올해도 1군서 완벽하게 자리를 잡진 못했다. 하지만, 권혁이 이탈하면서 내년엔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우완 정인욱도 삼성이 내년 당장 긴요하게 써야 할 카드. 정인욱은 군입대 전에도 1군서 선발 및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뛰었다. 이밖에 신인드래프트서 뽑은 LA 에인절스 마이너 출신 장필준도 팔꿈치 수술 후 재활로 1년을 보냈다. 강속구 투수로서 장기적으로는 핵심 전력으로 만들어야 할 카드. 이미 류 감독이 장필준의 투구폼에 호평을 내린 바 있다.
배영수와 권혁의 이탈은 확실히 뼈 아프다. 그러나 없으면 없는대로 새롭게 살림을 꾸려야 하는 게 프로의 숙명. 두 투수의 이탈로 삼성 마운드 리빌딩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환경이 성립됐다. 결국 삼성이 두 사람을 내보낸 선택에 대한 결과는 빠르면 1년 뒤, 혹은 2~3년 뒤 팀 성적이 말해줄 것이다.
[배영수와 권혁(위), 김현우(가운데), 정인욱(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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