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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미생' 김대명의 김대리 캐릭터가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에서 김동식 대리 역으로 열연 중인 김대리는 어느 회사에서나 볼 수 있는 현실감 높은 캐릭터다. 하지만 막상 찾기 힘들 정도로 각박한 사회 속 순진무구한 캐릭터다.
김대리는 지방 국립대 출신이지만 각종 동아리 활동과 공모전 입상 실적으로 원인터에 들어온 실력파로 일처리에 있어서 완벽한 프로인 대리 2년차다. 매번 까치집을 지으며 투박한 오상식 차장(이성민)을 뒤에서 잘 챙기고 열정적인 장그래(임시완)에게는 그늘이 돼주는 인물이다.
특유의 우직함과 확실한 위계질서를 지닌 김대리는 생계형 샐러리맨으로 영업3팀의 살림꾼이다. 그는 초반 무(無)스펙 낙하산 인턴 장그래를 향해 "요새 보기 드문 청년이네"라고 미소를 지으며 그를 신기하게 바라봤다. 하지만 김대리는 엘리트 사원보다는 노력형 사원으로 입사했기에, 수 년 전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한 장그래의 모습을 보며 마치 형처럼 그를 잘 보호해주고 있다.
지난 11월 29일 방송된 14회에서는 32년 모태솔로 김대리의 에피소드가 그려졌다. 선수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순수함으로 무장, 특유의 파마머리로 순박함을 더욱 드러내고 있는 김대리는 어머니의 요구와 반협박에 못이겨 선을 봤다. 그는 "장가갈 시간이 어딨어, 바빠죽겠는데"라는 말을 통해 일에만 빠져사는 워커홀릭 순박남임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내 "예뻐?"라며 관심을 보였고 예쁜 외모의 맞선녀 사진을 보고는 주말에 약속을 잡아 선자리를 나갔다. 김대리는 이미 수차례 맞선을 봐왔지만 꾸준한 모태솔로였다. 그는 자신을 보고 무덤덤한 표정의 맞선녀에게 "머리를 좀 펴야하는데. 제가 목소리가 좀 두꺼우면 좋을텐데"라고 말했지만 "이기적이지 않아서 싫다"라는 답변을 들어야했다.
김대리는 "저 되게 이기적이에요. 회사에서 이기적인 남자 1등도 하고 그랬는데"라며 실없는 농담을 던지면서도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를 지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뭐야. 살도 머리도, 목소리도 다 아니잖아. 이기적이지 않아서 싫다고. 이기적이지 않은게 사랑받지 못할 이유구나"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김대리의 순박함과 냉정한 정글 같은 사회 현실을 드러냈다.
언제부터 웃고 있는 사람이 우스운 사람이 됐나. 모든 것에 "YES"를 외치는 예스맨은 더이상 능력있는 사람이 아닌 시대가 돼버렸다. 바빠서 연애조차 하지 못하면서도 사랑을 꿈꾸는 김대리에게도 봄은 찾아올까.
김대리는 냉혹한 현실 속 어쩌면 한 줄기 희망이다. 계약직 장그래에게 "이 형님 좀 도와다오"라며 자신을 가리켜 형님이라고 표현, 이제 사회 선후배가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사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장그래 모친의 비린 고등어도 맛있다며 먹어주는 그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워너비 김대리다.
한편 '미생'은 매주 금, 토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
[배우 김대명. 사진 = tvN 방송 화면 캡처]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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