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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방송가의 온라인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 합성이미지 오용사고는 2014년에도 계속 됐다. 반복되는 사고와 재발방지 약속, 다가오는 2015년에는 달라질 수 있을까?
지난 3월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 고려대학교의 마크 대신 일베를 상징하는 'ㅇㅂ'가 교묘하게 합성된 이미지가 사용된 오용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연말 발생한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일베이미지 관련사고로 MBC '기분 좋은 날' 측이 징계를 받고 사과문을 발표한 지 불과 4일 만에 일어난 일이라 문제는 더 심각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사과와 반성은 신속하게 이뤄졌지만 사고는 이어졌다. 지난 10월 12일 MBC '섹션TV 연예통신' 방송에서는 배우 차승원의 자녀 관련 친부 논란 보도에 사건과 관련이 없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실루엣이 사용돼 물의를 빚었다. 사고 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는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인물의 실루엣으로 이와 무관한 고인의 음영 이미지를 사용한 것은 고인 및 유가족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하며 '섹션TV 연예통신' 측에 경고조치를 내렸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방송 말미 프로그램의 MC인 김국진은 "지난 10월 12일 차승원의 아들 친부에 관한 내용을 전하던 중 의도치 않게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루엣이 사용된 바 있다. 이에 故 노무현 대통령의 유가족과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리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또 '섹션TV 연예통신' 사고의 4일 후인 10월 16일에는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마찬가지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 이미지가 전파를 타는 사고가 발생했다. 방통심의위는 주의의 징계를 내렸고, SBS는 노 전 대통령의 유족과 시청자에게 사과했다.
이밖에 지난달 9일 KBS 2TV '개그콘서트'에도 '렛잇비' 코너 중 일베를 상징하는 캐릭터의 모습이 담긴 이미지가 등장해 빈축을 샀다. 캐릭터의 등장 자체가 물의를 일으킨 것은 아니었지만 방송사의 이미지 사용에 여전히 빈틈이 있음을 증명하는 사고였다.
사고, 질책, 반성의 끝없는 반복 속에 먼저 철퇴를 빼든 것은 SBS다. SBS는 지난달 "이미지 사용과 관련해 일베 논란이 일었다. 이에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방침을 정했다. 특히 외주제작사에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곤 했는데, SBS 내부는 물론이고 외주제작사 또한 SBS에 등록된 이미지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방침을 세웠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면 해당 책임자는 절차에 따라 징계를 받는다"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다.
사회적 화두로까지 부상한 일베가 특정 지역과 출신 인물, 그리고 여성을 비하하는 용어와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연이은 방송가의 실수는 자연스럽게 방송사의 공정성 및 신뢰성 실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베 합성 이미지로 인한 방송사고가 특정 인물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오인된 정보를 전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된 상황에서 방송사의 재발방지 약속이 이 번 만큼은 지켜질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MBC '섹션TV 연예통신', SBS '세상에 이런일이',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발생한 일베 이미지 오용사고. 사진 = SBS, MBC, KBS 2TV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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