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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2014년 종합편성채널 JTBC의 예능을 단적으로 상징하는 프로그램은 바로 '비정상회담'이었다. 폭발적인 반응만큼 부침도 컸지만 언제나 통하는 것은 '무플보단 악플'이라는 연예계의 진리다.
2014년을 거치며 JTBC는 일주일간의 예능 라인업을 완성했다. 월요일은 '냉장고를 부탁해'와 '비정상회담', 화요일은 '님과 함께'와 '유자식 상팔자', 수요일은 '비밀연애', 목요일은 '썰전', 금요일은 '마녀사냥', 토요일은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와 '히든싱어', 일요일은 '속사정쌀롱'까지. 지난 1일부터 7일까지를 기준으로 한 JTBC의 예능라인업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외국인예능, 일반인예능, 가상결혼, 떼토크, 음악예능, 시사예능 등 다양한 장르로 빈틈없는 일주일 예능 라인업을 완성했다는 것은 JTBC 예능이 최근 얼마나 트렌드를 주도하는가를 알 수 있는 지표다.
이 중에서도 JTBC 예능의 가능성과 보완점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은 '비정상회담'이었다. 첫 방송 전 제작발표회 당시 '비정상회담'의 제작진은 "최근 10년 간 방송된 프로그램 중 가장 새로운 토크쇼"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당시 능숙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외국인 출연자들의 모습은 호기심을 자아냈지만 그렇다고 이 프로그램이 예능 트렌드를 외국인예능으로 변화시킬 만큼 큰 성과를 낼 것이라 기대하는 이는 드물었다.
하지만 호응은 첫 방송부터 나타났다. 프로그램 중 등장한 MC 성시경의 말처럼 황하문명과 이집트문명이 종이의 기원을 놓고 한국어로 다투는 프로그램은 '비정상회담'이 처음이었다. 신선함과 정보 전달의 기능 외에 11명 외국인 출연자의 캐릭터까지 살아나며 프로그램은 동시간대 지상파 강자인 SBS '힐링캠프'와 KBS 2TV '안녕하세요'의 자리를 위협하는 월요일 밤의 복병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듯 마냥 순탄한 1년은 아니었다. 일본 대표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기미가요 음원 사용 논란은 제작진 교체로 이어졌고, 8일 방송에서는 개인신상에 관한 논란에 휩싸이며 하차한 터키 대표 에네스 카야에 대한 편집이 이뤄졌다.
일련의 사건이 '지상파였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건'이라고 평하긴 힘들지만, 지상파에 비해 도전자의 입장에 있는 JTBC에게 시스템의 보완이라는 과제를 안겨준 일이었음은 분명하다. 주력프로그램인 '비정상회담'이 입은 상처는 뼈아프지만 JTBC 입장에서는 치밀한 음원 관리와 출연자 검증의 필요성 등 두고 두고 잊지 않을 교훈을 얻게 된 사건이기도 했다.
'히든싱어', '마녀사냥', '썰전'에 이어 '비정상회담', '학교 다녀오겠습니다'까지. 2015년 JTBC는 또 어떤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게 될까. 아직은 안정보다는 도전이 어울리는 JTBC 예능이다.
[JTBC '비정상회담'과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위부터) 포스터. 사진 = JTBC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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