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가수 테이가 뮤지컬배우로서 인생 제2막을 시작했다. 지난 2003년 데뷔해 숱한 히트곡을 남긴 그는 군입대 전 도전한 뮤지컬 무대의 매력에 빠져 제대 후 본격적으로 뮤지컬배우로 나아가고 있다.
이에 테이의 제대 후 첫 복귀작 역시 뮤지컬이었다. 테이가 출연중인 뮤지컬 '셜록홈즈'는 탄탄한 스토리, 치밀한 극본과 연출로 지적 쾌감을 선사하는 본격 미스터리 추리 뮤지컬.
크리스마스 이브, 영국 최고의 명문가 앤더슨가에서 두 발의 총성과 함께 사라진 상속자의 약혼녀를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으며 사건이 시작되며 완벽해 보이는 진실 뒤의 거짓을 찾는 명탐정의 영리한 추리 게임을 그린다.
극중 명문가의 쌍둥이 형제 아담과 에릭 역을 맡아 1인 2역을 소화해내고 있는 테이는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군대에 있는 동안 수없이 이 공연만 맴돌았다. 물론 달라진 부분도 있지만 수없이 머릿속으로 해본 공연이라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 "군대 휴가 나오면 뮤지컬만 봤다"
테이는 입대 전 뮤지컬 '셜록홈즈'를 통해 뮤지컬배우로 데뷔했다. 뮤지컬배우를 하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 그러나 우연히 보게된 '셜록홈즈'는 그를 매료시켰고 뮤지컬배우의 길을 꿈꾸게 했다. 놀라움을 넘어 충격까지 받은 그는 '셜록홈즈' 앙코르 소식에 직접 찾아가 오디션을 보고 첫 뮤지컬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그는 "5년 전 본의 아니게 드라마를 하게 됐는데 민폐가 되지 않으려고 열심히 하다 보니 아무것도 모르는 생초짜가 연기에 대한 열정이 생겼다. '이거 너무 매력적이다.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에 몰래 연기학원도 다녔다"며 "가수와는 또 다른 세계였다. 사실 가수가 음악부터 잘 해야지 그러지도 못하면서 '저 연기할거에요' 하는 것만큼 나대는 게 없다고 생각해 연기 학원도 몰래 다녔다"고 고백했다.
"난 음악도 처음부터 잘 했던 사람이 아니다. 가진 능력에 비해 사랑을 많이 받은 타입이다. 채찍질 하는 타입이라 연습과 노력을 많이 해야했다. 무대를 잘 해내는게 말보다 더 세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줘야 음악이든 연기든 인정 받을 거라 생각했다. tvN '오페라스타'를 통해 무대에서 말하듯 노래하고 연기하는 것이 이해되면서 즐겁던 찰나에 뮤지컬에 제대로 꽂혔다. '군대 가기 전에 도전해봐?' 하면서 무서운 도전을 질렀다."
패기로 뮤지컬에 도전한 결과,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즐거움이 뒤따랐다. "정말 살 것 같더라"라고 말할 정도로 그가 몰랐던 세계는 정말 새로웠다. 배우들에게 "전 너무 초짜니까 다 알려주세요"라며 일명 '구걸' 타입으로 다가갔고, 그 모습을 예쁘게 본 선배 및 동료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배우는 재미가 그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테이는 "군대에서 뮤지컬에 대한 갈망이 더 생겼다. 뮤지컬을 잘 모르니 휴가 나올 때마다 다른 것 안 하고 뮤지컬을 보러 다녔다. 목표니까. 뭔가 내가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생길 정도로 엄청난 열정이 생겼다"며 "군대 자체는 물론 힘들었다. 훈련은 임무니까 안 힘들었는데 그냥 일상이 힘들었다. 그래서 더 내가 해온 일, 하고 싶은 꿈에 대한 열정이 생겼고 날 돋보이게 해준 주위 사람들이 소중하다는 것도 느꼈다. 군대에 있을 때도 찾아와준 팬들이 뭉클할 정도로 고마웠고 무대도 감사했다. 인생 자체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 "주변 사람들을 많이 사랑하게 됐다"
테이를 뮤지컬의 길로 들어서게 한 작품, 그토록 원했던 작품이기에 '셜록홈즈'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그는 "아무 말 없는게 제일 큰 채찍질이다. 연출님이 뮤지컬에 대한 내 열정을 알아주셔서 욕심도 생겼다. 노력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 더 잘하고 싶었고 감사했다. '이만하면 정말 에릭과 다를 바 없다'고 얘기 해주셨을 때 눈물이 날 것 같았다"며 "더 성장해서 관객들에게도 인정 받고 싶다. 그 때가 돼야 정말 어느 정도 성장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계속 쌓으면 그만큼 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테이는 극중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뮤지컬배우로서 아담과 에릭이라는 역할은 집합체 같다. 모든 게 다 있다. 미친놈처럼 광폭하는 것도 있는데 슬퍼서 말 못하는 것도 있고 로맨스도 있고 울고 대립하는 것도 있다. 한꺼번에 표현해야 되는 게 처음엔 버거웠지만 풀어내고 나니 이 역할이 더 고맙더라. 첫 작품이 이렇게 탄탄한 작품이라 고맙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괴로웠던 건 사실이다. 어떻게 해야 쌍둥이인 두 역할을 다르게 표현할까 고민하며 이들의 아픔이 잘 이해되고 루시를 너무도 사랑한 두 남자의 마음이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캐릭터가 진짜 복잡하다. 이런 것들을 고민하는 과정이 너무 괴로웠는데 지금도 표현하면 괴롭지만 배우로서 그런 괴로움이 되게 즐겁더라. 내가 배우가 아니면 이런 고민을 해보겠나. 이런 여러가지 인생을 심도 있게 고민해보겠나."
이어 테이는 극중 사랑으로 인해 인생이 뒤바뀌어 버리는 에릭과 아담의 이야기와 함께 자신의 사랑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아담처럼은 도저히 안 될 것 같고 에릭처럼 자신의 모든걸 버릴 만큼의 사랑꾼 같았던 적은 20대 초반이다. 지금은 안 될 것 같다. 지금은 일이 좀 더 중요해졌다"고 운을 뗐다.
"연애를 못한지 너무 오래 돼서 너무 하고 싶은데 결혼할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주변 사람들을 많이 사랑하게 됐다. 사랑의 범위가 커지다 보니 설레는 사람보다 정말 나랑 함께 할 수 있는 사람, 내가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사람, 힘들 때 진심으로 위로해주고 싶고 기댈 수 있게 해줄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노총각 연예인이 많아지는 이유가 다 있다. 그렇게까지 되고 싶지는 않지만 일도 하면서 연애도 하고 싶다."
▲ "뮤지컬이 진짜 제 새로운 목표가 됐다"
테이는 현재 사랑보다 일이 더 중요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정도로 뮤지컬배우로서 나아가는 길에 모든 것을 쏟고 있다. 그는 "최근 가수들이 뮤지컬을 많이 하는 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한 번 겪는 여행처럼 하는 분들도 있는데 나는 그런 게 아니다. 여행처럼 뮤지컬을 하는 분들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난 어쨌든 뮤지컬에 대한 꿈이 있다"고 고백했다.
"사실 뮤지컬만 하던 분들은 그런 부분에서 속상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근데 세상은 원래 속상하다. 여행처럼 오는 연예인들도 그만큼 속상하고 복잡한 세상에서 자리를 잡고 기회가 와서 여행처럼 하게 된 거다. 그런 기회도 잘 안 오지 않나. 뮤지컬에 대한 꿈이 없는 친구들은 어쩔 수 없지만 꿈이 있다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지금도 가수이기 때문에 주위의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연기와 무대는 앞으로 내가 해야될 것만 널려 있으니 더 즐겁게 하고 있다."
테이는 가수 출신이기 때문에 얻게 된 자신의 장점도 잘 알고 있다. 그는 "가수로 쌓아온 길이 확실히 큰 장점이다. 무대에 섰을 때 홍보도 되지 않나. 근데 그걸 갖고 있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 목표가 뮤지컬배우인 만큼 뮤지컬배우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인정 받고 싶다. 그러니 더 해야 한다. 사실 가수라서 연기적인 신뢰를 쌓기는 힘들다. 못하면 티가 너무 많이 난다. 하지만 당연한 거다. 장점은 장점대로 최대한 살리면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단은 뮤지컬 무대에서 좀 더 놀고 싶다. 가수로 무대에 섰을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아예 다른 세계에 있고 눈 앞의 배우와 호흡을 한다는 게 끝나면 되게 짜릿하다. 끝나고 환호를 받을 때 우와. 정말 다르다. 처음엔 부담감도 있었는데 지금은 즐기려고 하고 있다"며 "무대에서 노래할 때 발성도 다르게 한다. 가수 테이로 보인다면 그건 실패다. 확실히 가수 테이와는 다르게 다가가고 싶다. 극중 캐릭터로 보이느냐, 테이처럼 되느냐는 내 내공에 달린 것 같다"고 ?ħ떪?
"뮤지컬이 진짜 제 새로운 목표가 됐다. 그냥 한 번 하는게 아니고 뮤지컬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싶다. 정말 많은 제작자들의 욕심을 불러 일으키고 싶다. 목표가 생겼기 때문에 보통 한 번 겪는 길이 아니고 저의 또 다른 새로운 길이라 생각한다. 그 길의 시작이 '셜록홈즈'라는게 너무 감사하다. 너무 너무 큰 운이다."
한편 뮤지컬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에는 송용진 김도현 안재모 박혜나 김은정 이주광 테이 이충주 문진아 정단영 등이 출연하며 2015년 2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가수 테이. 사진 = 클립서비스 제공]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