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2014년 영화계를 되돌아보면서 빼먹을 수 없는 '사건'이 있다. '이 일'을 사건이라 부르는 것은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바로 1760만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일으킨 영화 '명량'에 대한 이야기다.
'명량'의 흥행 기록은 개봉 첫날인 지난 7월 30일 예상됐다. 그 전부터 '어느 정도'의 흥행은 예상 했지만, 개봉 첫날 68만 명이라는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며 예상을 확신으로 바꿨다. 당시 '명량'은 연예 주요 뉴스를 장식했다. 하루하루 기록을 써 내려가는 '명량'은 대중들에게 묘한 쾌감을 줬다. 이런 '명량' 신드롬은 일명 '넥타이 부대'를 평일 극장가에 끌어 모았다.
실제로 당시 평일 극장가에는 단체로 '명량'을 보기위해 몰려든 직장인들이 많았다. 회사 동료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명량'을 관람했다. 주말 풍경은 다소 달랐다. 주말에는 가족 관객들이 모여 '명량'을 관람했다. 이렇게 '명량'은 천만 관객에 한걸음 다가섰다. 그냥 다가선 것이 아니라 100만 관객 돌파부터 1천만 관객 돌파까지 모두 최단기간에 돌파했다.
'명량'의 기록은 1천만 관객 돌파에서 끝나지 않았다. 개봉 18일 만에 역대 흥행작 자리를 꿰찼다. 외화 '아바타'에 뺏겼던 1위 자리를 되찾아 왔다. 한국 영화계에 한 획을 그었을 뿐만 아니라, 자존심도 세웠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으로 말이다.
더 이상 숫자로 '명량'을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해졌다. 개봉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늘어나는 것은 '신기록' 뿐이었다. 이제 논해야 할 것은 '명량'의 흥행 이유다. 한 영화가 1천만 관객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4050이 움직여야 한다. 실제로 '명량'이 상영했을 당시 50대 뿐만 아니라 60대 관객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명량'은 깬 것은 기록만이 아니었다. 충무로 흥행공식도 날렸다. 관객들의 숨 쉴 구멍인 코믹 요소가 있어야 1천만 관객을 돌파 할 수 있다는 흥행 공식 말이다. 시종일관 진지한 '명량'은 61분에 달하는 해상 전투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영화가 공개되기 전 61분이나 하는 해상전투신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지만, 개봉 후 이 부분은 '명량'의 백미로 꼽는 명장면이 됐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배우들도 '명량'의 신기록 달성에 큰 기여를 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 이순신 장군 역의 최민식부터 구루지마 역의 류승룡을 비롯해 조진웅, 진구, 이졍현 등 역할의 크고 작음을 떠나 자신의 위치에 걸맞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명품 영화를 만들어냈다. 그들의 연기는 관객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누구나 아는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도 관객들을 끌어 모았다. 뻔 한 이순신 이야기이지만 관객들을 힐링시켰다. 최민식이 만들어낸 이순신 장군은 그 같은 리더를 갈망하는 대중들에게 극장 안에서나마 진정한 리더를 만난 듯 한 대리만족을 안겼다.
이렇게 신드롬을 일으킨 '명량'은 필견무비가 됐고, 1760만 명이라는 말도 안 되는 관객을 끌어 모았다. 2014년 7월, 어쩌면 한국 영화계에 전무후무한 영화가 탄생했다.
[영화 '명량' 포스터.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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