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2014년 극장가는 이변의 기록으로 가득했다.
‘변호인’이 1월 새해 첫 천만 관객 돌파 소식을 알렸고, 3월에는 ‘겨울왕국’이 애니메이션 최초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지난 8월 천만 고지를 넘어선 ‘명량’은 연일 신기록을 써내려가며 1700만 관객 돌파 소식을 전했다. 여기에 천만 영화를 예약한 ‘인터스텔라’까지, 무려 한 해 4편의 천만 영화 탄생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특히 올해 여름은 스펙터클한 시기였다. ‘명량’의 흥행 질주와 더불어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 흥행 뒷심을 발휘, 장기 흥행을 이어가며 누적관객수 866만명을 넘기는 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영진위 기준 다양성영화로 분류된 ‘비긴 어게인’(8월 개봉)이 350만명에 육박하는 관객수를 동원하며 아트버스터의 힘을 보여줬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9월 개봉한 ‘타짜-신의 손’이 400만 관객을 넘겼을 뿐 하반기 개봉작은 신통치 않았다. 11월 개봉한 ‘인터스텔라’가 천만 영화를 예약해 놓긴 했어도 한국영화만 놓고 보자면 용두사미나 다름없었다.
새해 첫 달부터 기분 좋게 천만 영화 소식을 알리고, 한 해의 중간에는 최고 흥행작이라는 신기록을 세웠지만 하반기 한국영화 성적표는 씁쓸하기만 했다. 강동원 송혜교 주연의 ‘두근두근 내 인생’, 정우성 주연의 ‘마담 뺑덕’, 이정재 주연의 ‘빅매치’ 등이 기대작으로 주목받았음에도 누적관객수 200만명도 못 되는 성적표를 품에 안아야 했다.
이런 하반기 한국영화의 침묵을 깨 준 작품이 바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다. 통상 독립영화 10만 관객 동원이 상업영화 1000만 관객 동원과 비교되는데,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누적관객수 200만명을 넘겼을 뿐 아니라 현재도 꾸준히 관객 몰이 중이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다큐멘터리영화일 뿐 아니라 스타가 아닌 평범한 노부부가 주인공이라는 점, 관객들의 성원으로 개봉일 대비 약 4.5배 스크린 수가 늘어났지만 다른 독립영화를 위해 아트하우스 상영관 축소를 요청했다는 점, 그 속에서도 이례적으로 독립영화로는 200만 관객 돌파라는 기념비적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76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노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을 통해 그들이 공유한 행복, 슬픔, 아픔, 기쁨, 사랑 등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담아내며 20대 관객의 폭발적 관람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CGV가 회원을 대상으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20대 관객의 비율이 절반(54.2%) 이상이었다.
이에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흥행 신기록을 갱신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시선도 늘어났다. 현재까지 최고 관객수를 기록한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는 지난 2009년 개봉해 296만 2897명의 관객을 동원한 ‘워낭소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워낭소리’ 보다 23일 빠르게 200만 관객을 돌파했을 뿐 아니라 12월 기대작들의 러시 속에서도 21일 기준 무려 58.0%의 좌석점유율을 기록해 5년 만의 기록 갱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포스터. 사진 = 대명문화공장, CGV아트하우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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