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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배우 강하늘은 똑똑하게 자신의 캐릭터를 충분히 이해하고 작품에 몰입했다. 연극배우 출신인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남다른 캐릭터 분석으로 '미생'에서 장백기 캐릭터 또한 완벽히 소화했다.
앞서 케이블채널 엠넷 뮤직드라마 '몬스타'를 통해 인연을 맺은 김원석 PD에게 신뢰를 얻어 장백기 역에 캐스팅된 강하늘은 컸던 부담감만큼이나 지독할 정도로 캐릭터 를 쪼갰고 주변에 있는 직장인 지인들을 생각하며 몰입했다.
▲ "장백기보며 찔린다는 친구의 말, 고마웠다"
1990년생인 강하늘은 아직 25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엘리트 회사원 연기를 능숙하게 해냈다. 그에게 이제 갓 사회초년생의 나이인데 어떻게 연기에 몰입했는지 묻자 "회사원 친구들이 정말 많다. 그런데 '미생'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보기 싫다는 반응이 많았다"라며 "그리고 고스펙 친구들이 몇 명 있는데 그 친구들이 보면서 '장그래를 보며 찔린다'라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고맙고 좋았다"고 말했다.
또 장백기와 강하늘의 실제 싱크로율을 묻자 "내가 얼마나 꽉 차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둘러싸인 갑옷은 비슷한 것 같다. 내가 밖에 보여지는 모습들, 해내야하는 건데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것이 장백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조바심도 나지만 겉으로 표현하지 않으려고 하는 점이 비슷하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 "'미생' 회사 이야기 아냐…사람 이야기"
장백기가 원인터내셔널을 떠나려는 위기 속에서 강대리(오민석)의 "내일 봅시다"라는 따뜻한 위로의 한 마디에 이직을 포기하고 원인터에 남게 된 에피소드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울림을 안겼다. 또 장백기는 아무런 스펙이 없지만 진심으로 임하는 장그래(임시완)에게 마음을 열며 "내일 봅시다"라는 말을 남겨 묵직한 메시지를 전했다.
강하늘은 명장면에 대해서도 그 에피소드를 꼽으며 "'내일 봅시다'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 대사다. 내가 '미생'을 연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장그래, 안영이(강소라), 한석율(변요한)과의 관계였다. 동료애와 시기, 질투의 깊이와 농도 표현에 고민했다. 그런데 그 고민이 정말 쌓여오고 있었던 찰나에 그 대사를 함으로써 모든게 정리가 되는 느낌이었다. 그 대사를 하면서 속으로 짜릿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적인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싫어하는데 싫어하는 티 잘 내는 사람이 없다. 현실에서는 표현을 잘 하지 않는다"라며 "'미생' 팬이 된 이유는 회사원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무역 전문 용어를 외울때는 정말 화나고 짜증났지만 그걸 빼고 모든 것들은 사회에 관한 이야기였다. 회사 안에서 찾은 건 거의 없었다. 내 주변, 내가 보는 현실 사회에서 찾았다"고 설명했다.
▲ "'미생' 속 연기, 아쉬움 많다"
강하늘은 자신의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내 인기가 아닌 '미생'의 인기일 뿐"이라며 줄곧 겸손함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는 "'미생' 속 연기는 만족감은 높지 않다. 본방을 한 회도 안 봤다. 본방을 보면 아쉬운 장면을 곧바로 다시 돌려보지 못하기 때문에 다운받아서 보고 한 부분을 계속 돌려보곤 했다. '왜 저기서 저렇게 했지?'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사 처리에 대한 아쉬움이었느냐고 묻자, 그는 "대사는 연기에 있어서 기본이지만 거기에 담겨 있는 서브텍스트인 속마음이 제일 중요하다. 그에 따라 대사 처리가 달라지는데 그걸 잘 표현했나 싶어서 조마조마했다"고 또 한 번 겸손한 발언을 했다.
그는 후반부 장백기의 캐릭터에 대해 "각 캐릭터들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용히 얹혀가는 장백기의 캐릭터만큼, 실제의 나도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다리 역할을 해내며 살고 싶다"며 향후 배우로서의 방향성을 언급했다.
강하늘은 '미생' 종영과 동시에 연극 '해롤드&모드' 연습에 한창이다. 모두가 '미생'의 인기 여파로 새로운 드라마나 영화의 주연을 꿰차며 각종 CF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강하늘은 "연극이 내 뿌리이고 '미생'을 통해 다시 돌아가서 많은 분들에게 더 연극을 알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인터뷰로 연극 연습 이틀을 못하게 됐는데 박정자 선생님에게 죄송하고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다른 어떤 것보다 연기에 몰입하는 25살 배우 강하늘의 미래는 밝다.
[배우 강하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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