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6전전승으로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다.”
10월 6일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 당시 SK 문경은 감독은 연세대 후배 삼성 이상민 감독을 향해 “6전전승으로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다”라고 했다. 약 3개월여 흘렀다. 문 감독은 자신이 내뱉는 말을 지켜가고 있다. 문 감독이 이끄는 SK는 25일 크리스마스 매치서 삼성에 승리했다. SK는 올 시즌 삼성전 4연승을 내달렸다.
당시 문 감독의 말은 기싸움이었다. 그리고 무미건조한 미디어데이에 재미를 불어넣기 위한 이벤트성 발언이기도 했다. 어쨌든 문 감독은 지금까진 연세대 1년 후배 이 감독에게 뜨거운 맛을 계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SK는 지난 10월 12일 삼성의 홈 개막전서 93-78로 완승하며 이 감독에게 프로 농구 감독이 만만찮은 직업임을 몸소 보여줬다.
SK는 11월 14일엔 홈 잠실학생체육관으로 삼성을 불러 93-69로 대승했다. 11월 26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렸던 3라운드 맞대결서는 72-69로 신승했다. 그리고 이날 승리로 삼성전 4연승. 3라운드 맞대결을 제외하곤 삼성을 사실상 박살냈다. SK는 모비스와 함께 공격 파괴력, 수비 조직력 등 전력이 가장 좋다. 반면 삼성은 22일 전자랜드전서 역대 최다 54점차로 패배하는 등 최약체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K와 삼성은 만나기만 하면 전력 차를 확인만 하고 경기를 마쳤다.
문 감독이 미디어데이 당시 이 감독에게 선전포고를 한 건. 승부의 세계에선 양보 혹은 자비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강조한 것이다. 호랑이도 토끼 한 마리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프로도 마찬가지다. SK는 전자랜드전 후유증이 있었던 삼성을 전혀 봐주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강하게 몰아쳤다.
이 감독도 알고 있었다. “기록만 봐도 우리가 SK에 이길 게 없다. 선수들에게 기술적인 부분 말고 리바운드 같은 정신적인 부분으로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특히 강조를 많이 했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SK가 전력도, 정신력도 강했다. 삼성은 또 다시 패배를 추가했다. 3연패 수렁. 7승24패로 단독 최하위.
이 감독은 문 감독의 사령탑 초창기 시절 이상으로 혹독하게 고생하고 있다. 그 과정엔 1년 선배 문 감독에게 당하며 느낀 뜨거운 맛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 감독은 포기하지 않고 시즌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미팅도 하지 않았다. 평소와 똑같이 준비했다”라면서도 “선수들에게 어제 운동이 끝난 뒤 그 패배(전자랜드전 54점차 대패)가 나중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또 그렇게 패배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있게, 즐겁게 게임을 하자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문 감독의 미디어데이 발언이 현실화될 수 있을까. SK는 내년 1월 29일 다시 홈으로 삼성을 불러들여 5라운드 맞대결을 치른다. 마지막 맞대결은 2월 18일 잠실체육관에서 잡힌 상태. SK로선 2경기만 더 이기면 된다. 이 감독도 당연히 문 감독의 말을 거짓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그게 이 감독 입장에선 진정한 프로페셔널한 자세다.
[문경은 감독(왼쪽)과 이상민 감독(오른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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