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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울산 김진성 기자] “SK는 쉽지 않은 팀이야.”
27일 울산 동천체육관. SK와의 4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만난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SK는 작년보다 확실히 좋아졌다”라고 했다. 이어 “SK와 동부가 워낙 좋아서 앞으로 선두권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유 감독의 말은 사실이다. 두 팀은 지난 시즌에 비해 업그레이드 됐다. 세부적 약점은 있지만, 분명 더 강해졌다.
유 감독은 SK의 변화를 짚었다. 그는 “김민수와 박상오가 많이 좋아졌다. 민수는 외곽에서만 돌았는데 내, 외곽을 오가며 플레이 한다. 그게 겹치면 힘들어지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잘 풀린다”라고 했다. 박상오 역시 한 단계 성장했다. 유 감독은 “슛이 올라가는 자세가 안정적이다. 자신 있게 던지더라”고 했다.
SK는 애런 헤인즈와 김선형의 팀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박상오와 김민수의 성장으로 더욱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 됐다. 여기에 수비력이 좋은 박승리 카드, 식스맨 박형철의 가세 등으로 활용 가능한 공수 옵션이 늘어난 느낌. 하지만, 모비스는 그런 SK를 상대로 3라운드까지 2승1패로 우세했다.
모비스는 4라운드 맞대결도 잡았다. 역설적으로 유 감독이 SK의 변화와 성장을 간파하고 빠르게 대처한 게 포인트다. 그가 만수인 건 이런 디테일에 강하기 때문이다. 일단 유 감독은 팀내에서 수비력이 가장 좋은 이대성을 두 사람에게 번갈아 붙였다. 박상오의 움직임은 확실히 좋았다. 그러나 후반 들어 두 사람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모비스의 강력한 마크에 패스라인을 차단하는 수비마저 돋보였다.
또 유 감독은 3라운드 맞대결 뒷얘기를 소개했다. 당시 박상오는 28점을 퍼부었다. 외곽포가 미친 듯이 폭발했다. 그러나 유 감독은 섣불리 맨투맨을 시도하지 못하고 존 디펜스를 고수했다. 고육지책이었다. 유 감독은 “헤인즈가 지역방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 밀고 갈 수밖에 없었다. 수비를 맨투맨으로 바꿨다면 헤인즈와 박상오가 동시에 터졌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헤인즈는 모비스 지역방어를 버거워했다. 그러나 SK는 힘과 높이가 좋은 심스를 기용했다. 하지만, SK는 심스를 넣었을 때 트랜지션이 느려지고, 승부처 공격 파괴력이 약간 약화된다. 모비스는 이 점을 노렸다. 라틀리프로 SK 골밑을 완벽히 공략한 다음 강력한 2-3 지역방어로 SK 패스 연결을 수 차례 차단했다. 또 박상오와 김민수는 최대한 외곽으로 밀어냈다. 전문 3점슈터는 아니기 때문이다. 철저한 확률싸움.
결국 모비스는 승부처서 이렇다 할 위기도 없이 승리했다. 박상오, 김민수, 헤인즈의 위력을 적절히 제어한 것. SK 역시 모비스 주득점원 문태영을 스위치디펜스로 꽁꽁 묶었다. 그러나 모비스는 승부처에서 고른 득점분포로 악재를 넘겼다. 결국 유 감독의 칭찬 속엔 SK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있었다. 실제로 유 감독은 SK를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승부세계서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줬다.
[유재학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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