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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김홍선 감독이 전작과 전혀 다른 영화를 들고 나타났다. '공모자들'에서 공해상에서 벌어지는 조직적 장기밀매에 대해 소름 돋게 그려냈던 그는 인천세관에 숨겨진 돈을 기술적으로 훔쳐내는 케이퍼무비 '기술자들'로 스타일리시한 변화를 꾀했다.
김홍선 감독은 인천 세관에 숨겨진 1500억을 40분 안에 털어야만 하는 기술자들의 역대급 비즈니스를 그린 영화 '기술자들'의 기술자로 김우빈, 고창석, 이현우를 택했다. 여기에 조사장 역의 김영철을 내세워 날선 대립각을 만들어냈고, 임주환의 이미지를 180도 반전시켜 조사장의 오른팔 이실장을 탄생시켰다. 그야말로 충무로 최강 배우들이 '연말 흥행의 기술자들'로 뭉친 셈.
김홍선 감독은 "다행히 흥행이 부담되지는 않는다. '공모자들' 때 사회적 이야기이고 청소년관람불과 등급에 쎈 영화다 보니 관객이 많이 들지는 않았다. 그래서 더 관객 수에 대한 부담이 덜한 것 같다. 이번에는 대중적, 상업적으로 색을 바꿔보자는 도전이었기 때문에 흥행 부담은 덜 했지만 영화 속에서 배우들이 살아 보여야 한다는 부담은 있었다"고 밝혔다.
김홍선 감독의 이런 부담감 덕분인지 '기술자들' 속 배우들은 이번 영화를 통해 기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뛰어 넘어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거나 자신의 매력을 더욱 극대화해 충무로가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는가하면 극과 극의 모습으로 자신의 넓은 스펙트럼을 증명해내기도 한다. 배우 스스로의 열정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한 일이지만, 이들을 잘 이끈 김홍선 감독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
특히 눈에 띄는 인물은 금고털이 기술자 지혁 역을 맡은 김우빈이다. 김우빈은 '기술자들'을 통해 남남배우들과의 훈훈한 케미스트리가 가능하다는 것은 물론 액션, 연기, 존재감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배우라는 사실을 입증해보였다. 이는 매력적인 캐릭터 지혁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고, 지혁을 더욱 매력적으로 연기한 김우빈이 있었기에 빛나는 일이었다.
김홍선 감독은 "'기술자들'을 선보이기까지 1년 6개월이 조금 안 걸렸다. 다른 분들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린 건 아니었다. 전체 시간에 비춰보자면 그나마 우빈이를 기다리는 시간이 좀 걸리긴 했다. B안을 생각하지 않은 채 우빈이만 기다렸는데 그 때가 조금 길었던 느낌이 들지만 좋은 기다림이었다. 나와 제작사 대표의 코드가 잘 맞아 우빈이를 제외한 다른 배우에게 책을 한 권도 주지 않았다. 김우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우빈이가 하면 굉장히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 지혁 역으로 다른 사람이 딱히 안 떠올랐다"고 회상했다.
판이 완벽이 꾸려졌지만 예상외의 복병도 등장했다. 바로 날씨. 한여름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상황과 직면하는 일도 많았다.
김홍선 감독은 "'공모자들' 때는 내가 제작도 같이 해서 신경을 많이 썼지만 이번에는 트리니티엔터테인먼트 남지웅 대표가 담당해 줘 그 때보다는 나았다. 연출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어서 이번이 더 나아지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날씨가 안 도와줬다. 엔딩에 비가 오는 신이 있다. 비가 와서 이걸 찍어야 하나 싶었다. 그날이 마지막 촬영이었다. 배우들의 스케줄이 더 이상 안 돼 무조건 찍어야했다. 설정으로 보이면 촌스러울까봐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비오는 인서트도 촬영했지만 너무 작위적인 것 같아 자연스럽게 사운드를 넣어 갑자기 소나기가 오는 느낌으로 표현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때 심적으로 힘들었다. 한 시간만 비가 안 오면 다 찍을 수 있을 텐데 기다리는동안 해는 떨어지고, 마지막에 너무 힘들었다. 밤 신이 하나 더 있어서 이동 중 식당을 들렀는데 김밥 하나가 안 넘어가더라"라고 덧붙여 당시 배우, 스태프들에게도 터놓고 밝힐 수 없었던 그의 마음고생을 엿볼 수 있게 했다.
특히 세관 신들을 찍을 때 비가 많이 와서 고생했다고. 촬영을 못하는 것 자체도 힘들지만 배우, 스태프들이 지치는 게 더한 힘겨움으로 다가온 것. 김홍선 감독은 "다 보고 있으니 지치는 게 느껴지지 않나. 감독이 진짜 힘들 때가 일이 힘든 것보다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배우, 스태프들이 지치는 걸 보는 때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김홍선 감독은 비 덕분에 감독 생활을 하며 절대 잊지 못할 기억을 얻게 됐다.
김홍선 감독은 "카메라가 부감 샷을 잡고 있었다. 세팅을 다 하고 찍으려는데 비가 왔다. 30분 동안 비가 오더라. 비가 그치자 스태프와 배우들이 (비가 온 티가 나면 안 되니까) 다 바닥을 걸레로 닦고 있더라. 나는 모니터로 그 모습들이 다 보이지 않나. 앵글 안에 스태프, 배우들이 바글바글했다. 굉장히 감동을 받았다. 그 때 현장을 찍는 포토가 사진을 찍어 놓은 게 있더라. 최근 앨범을 만들어줬는데 그 안에 포함돼 있었다. 내가 울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걸 찍어 놨더라. 그 때의 감정이 오래 갈 것 같다. 울컥하는 걸 참느라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김홍선 감독은 잊지 않고 주목받지 못할 수도 있는 작은 배역의 배우, 마지막까지 고생을 한 스태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홍선 감독은 "모든 주연 배우부터 단역, 엑스트라까지 진심으로 고맙다. 모든 스태프, 지원 나왔던 스태프까지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다들 너무 고생했다. 후반작업 업체 직원도 마찬가지다. 언론 배급 시사 당일 새벽까지도 후반 작업 업체들이 고생을 했다. 제2롯데월드에서 처음 시사회를 하는 거라 마지막까지 긴장해 정도 많이 들었다.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기술자들'은 인천 세관에 숨겨진 1,500억원을 40분 안에 털어야만 하는 기술자들의 역대급 비즈니스를 그린 영화다. 지난 2012년 '공모자들'로 제33회 청룡영화상 신인 감독상을 수상한 김홍선 감독의 차기작이자 개봉 전부터 아시아필름마켓에서 4개국 선판매를 하며 화제를 모은 기대작으로 김우빈, 김영철, 고창석, 이현우 , 조윤희, 임주환 등이 출연했다. 지난 24일 개봉 후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200만 관객 돌파를 향해 순항 중이다.
[김홍선 감독.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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