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배우 이유리의 대상은 결코 반짝 인기 덕분이 아니다.
사상 최초 100% 시청자투표로 대상을 선정한 2014 MBC연기대상에서 30일 이유리는 총 71만2300표 중 38만5434표로 득표율 54.1%를 기록하며 트로피를 손에 거머쥐었다.
시청자투표로 선정됐으나 연기력을 놓고 따져봐도 이유리가 대상감으로 손색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연민정으로 분해 소름 돋는 악녀 연기를 보여준 데다가 눈을 희번덕거리며 독한 말을 내뱉는 연기가 시청자들을 숨막히게 할 정도로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유리의 연기력은 절대 하룻밤 사이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2001년 KBS 2TV 드라마 '학교4'에서 삐죽삐죽한 헤어스타일의 반항아 박서원 역으로 데뷔한 이유리는 또래 여배우들이 인기 작품을 만난 후 고정된 이미지에 갇혀 소위 'CF스타'로 빠져드는 것과 다른 길을 걸었다.
인기 욕심보다 작품과 캐릭터를 가리지 않는 연기 욕심이 많았다.
데뷔 후 13년 동안 '러빙유', '노란손수건', '부모님 전상서', '사랑과 야망', '엄마가 뿔났다', '사랑해 울지마', '당돌한 여자', '반짝반짝 빛나는', '노란복수초', '당신의 여자' 등 숱한 작품에 출연해 연기력을 갈고 닦았다. 어떤 작품에선 착했다가, 또 다른 작품에선 악했다가, 극과 극을 오가는 캐릭터를 쉼 없이 연기하다보니 연기 내공은 자연스럽게 단단해졌다.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을 만나 보여준 연기도 결국은 이유리가 가진 연기 내공이 자연스럽게 매 장면에 스며든 셈이다.
이 같은 연기 열정에는 이유리의 순수한 마음씨가 한 몫했다. TV 속 연민정과 달리 실제 이유리는 긍정적이고 착한 성품의 배우인데, 데뷔 초 오디션만 100번 넘게 떨어지는 실패를 겪었음에도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
지난 2011년 인터뷰에서 이유리는 지난 날을 회상하며 "오디션, 많이 떨어졌죠. 드라마 '천국의 계단' 오디션도 봤는데 떨어졌어요. 제가 20대 초반일 때 방송됐던 드라마의 오디션은 거의 다 봤던 것 같아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유리는 "하지만 다른 분들에 비하면 전 많이 안 떨어진 편이에요. 신인 때 같이 데뷔했던 친구들 중에 아직도 TV에 못 나오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하루에도 몇 천명의 연기자가 나오는데, 그런 걸 생각하면 이렇게 일할 수 있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라고 전한 바 있다.
그때 이유리는 언제까지 연기를 하고 싶은지 묻자 이런 얘기를 했었다. 돌이켜 보면 이유리가 그때 한 다짐이 마침내 이유리에게 지금의 영광을 안겨준 게 아닌가 싶다.
"나문희 선생님, 김수미 선생님, 이순재 선생님처럼 저도 앞으로 계속 연기자로 살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연기를 길게 생각했는데, 그게 너무 다행이다 싶어요. 처음에는 주목도 못 받고, 사람들이 제게 똑같은 캐릭터 밖에 연기 못한다는 얘기를 했지만 제 속 마음은 '내 목표는 이순재 선생님이고, 김수미 선생님인데, 거기까지 가려고 하는데 지금 톱 스타가 못 된다고 해서 제가 배우가 아닌 건 아니잖아요'라고 했어요. 인기를 얻고 못 얻고 하는 것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그런 걸 잊으려고 생각했어요. 제 목표는 김수미 선생님이니까요."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MBC '섹션TV 연예통신' 방송 화면 캡처-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