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2015년 프로야구에서 달라지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스피드 업' 규정 강화. 이 가운데 타자 등장 시 BGM(등장음악) 시간 단축이 눈에 띈다. 이것이 타자들의 루틴을 바꿀 지도 한 번 지켜봐야 할 듯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23일 올 시즌 스피드 업 강화 규정을 발표했다. 타자 등장 시 BGM과 이닝 중 투수 교체시간(2분45초→2분30초) 단축, 타석에 들어선 뒤에는 최소 한 발을 타석 안에 둬야 할 것, 불필요한 타임 요청 불가, 볼넷 또는 사구 시 뛰어서 1루 출루 등이 골자다.
그런데 이번 규정 가운데 '타자 등장 시 BGM 10초 이내'는 타자들의 루틴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타자들은 타석에 들어서기 전 자신만의 루틴을 소화하거나 BGM이 끝나야 타석에 들어선다. 이 시간을 줄인다는 얘기다. BGM이 끝나기 전에 타석에 들어서지 않으면 구심은 투수에게 투구를 지시한 뒤 스트라이크를 선언한다.
자신만의 루틴을 가진 대표적인 선수가 박한이(삼성)다. 타석에 들어선 뒤 장갑 끈을 조여 맨다. 헬멧을 고쳐 쓴 뒤 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리고 두세 번 제자리 뛰기를 한다. 곧이어 배트로 홈플레이트에 선을 긋고 두드린 뒤에야 타격에 임한다. 특유의 루틴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그나마 박한이는 타석 안에서 준비자세를 취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듯.
한화 이글스의 새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이 애를 먹게 생겼다. 모건의 루틴은 무척 특이하다. 일단 타석에 들어서긴 하는데, 곧바로 타석을 벗어나 자신의 머리 주위로 배트를 한 차례 돌린다. 일명 '파리 쫓는 스윙'이다. 다시 타석에 들어서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8초. 그리고 BGM이나 팬들의 박수소리에 맞춰 홈플레이트를 수 차례 두드린 뒤 타격에 임한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뛰던 2013년, 장내 아나운서가 모건의 이름을 부르고, 모건이 타석으로 걸어나와 타격 자세를 잡는 데까지 평균 29초 가량 소요됐다. 공 하나하나에 루틴을 소화하다 보니 투수가 공 2개를 던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1분 내외다. 문제는 한 발을 반드시 타석 안에 둬야 하기 때문에 패턴을 조금 바꿔야 할 듯하다.
만약 이 규정을 이른바 FM대로 적용한다면 타자들에게 불리해질 수 있다. 특히 박한이와 모건처럼 집중력 상승을 위해 자신만의 준비동작을 취하던 선수에게는 반가울 게 없다. 지금까지 해왔던 습관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아예 안 하는 게 아니라 준비동작을 짧게 가져는 것뿐이지만, 익숙한 패턴을 바꾸는 게 쉽지 않다. 한 타자는 "규정이니 따라야 하겠지만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한이와 모건을 예로 들었지만 이외에도 자신만의 루틴을 소화하는 타자들이 꽤 있다. 그런데 당장 올 시즌부터 스피드 업 규정이 적용되다 보니 하루빨리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이들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이전보다 다소 짧아진 새 루틴을 확립해야 할 것 같다.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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