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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산 강진웅 기자] OK저축은행이 현대캐피탈을 풀세트 접전 끝에 격파하며 현대캐피탈에 약한 모습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현대캐피탈과의 천적 관계 청산은 아직까지는 미완성인 모습이었다.
OK저축은행(이하 OK)은 4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17, 23-25, 21-25, 25-18, 16-1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한 OK는 시즌 전적 14승 6패(승점 37)로 1위 삼성화재(승점 47)와의 격차를 좁혔다.
양 팀은 올 시즌 천적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창단 첫 해였던 지난 시즌 OK는 현대캐피탈에 6전 전패를 당하며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은 전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 올 시즌에도 이어지며 3라운드까지 OK는 현대캐피탈에 1승 2패로 열세를 보였다.
이날 경기 전 OK 김세진 감독은 “우리가 현대캐피탈에 약한 이유는 ‘보이지 않는 상대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현대가 우리 팀과 경기하면 범실도 적고 서브도 잘 들어온다. 이런 것들은 기술이나 매치업 등을 떠나 서로의 상대성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도 기술적인 면보다는 심리적인 부분이 OK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라는 의견을 밝혔다. 김 감독은 “우리가 OK보다 높이 파워 등이 나은 것이 아니다”라면서 “지난 시즌 우리에게 전패를 하면서 우리 선수들이 OK 선수들보다 심리적인 면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에 OK에 강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1세트는 OK의 완벽한 경기력이 나왔다. OK는 ‘높이의 팀’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블로킹에서 1세트에 5-0으로 앞섰고, 범실도 현대캐피탈이 9개나 기록했다. 반면 OK는 시몬과 김규민, 송명근이 고른 득점 분포를 보이며 1세트를 25-17로 가져갔다.
1세트만 놓고 봤을 때 이날 경기는 OK의 완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OK는 2,3세트 들어 급격히 침체되며 현대캐피탈에게 압도당했다.
2세트는 1세트와는 완전히 다른 경기 양상이 전개됐다. OK는 2세트 들어 범실을 7개나 범하며 스스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또 케빈과 문성민이 나란히 2세트에만 6득점하며 살아났고, 블로킹도 적절한 시점에 2개를 기록하며 2세트는 현대캐피탈이 25-23으로 승리했다.
2세트를 허무하게 내준 OK는 이어진 3세트에서도 이전 라운드에서 현대캐피탈에 약한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특히 OK는 2세트에 늘어난 범실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센터 최민호와 윤봉우의 속공 득점이 살아났고, 블로킹 득점도 조금씩 늘어나며 4~5점차의 리드를 가져갔다. 2세트를 발판으로 경기력이 살아나며 현대캐피탈은 이전까지 OK를 상대로 보여줬던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3세트 OK의 문제는 서브 범실이었다. 서브가 코트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고, 네트에 걸리거나 서브 때 라인을 밟는 범실까지 나왔다. 추격하는 입장에서 OK의 잦은 범실은 좋은 흐름을 끊어 버렸다. 결국 3세트도 현대캐피탈이 25-21로 앞선 채 마무리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4세트 들어 OK는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시몬의 서브 득점과 공격이 폭발했고, 송희채마저 연이은 공격 득점으로 상승세를 이끌었다. 게다가 김규민의 속공까지 추가되며 현대캐피탈을 압도했다. 결국 OK는 2,3세트와는 전혀 다른 경기력으로 4세트를 가져가며 5세트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5세트 초반은 OK가 연속 범실로 현대캐피탈에 주도권을 내주고 시작했다. 이후 2-6에서 OK는 상대 연속 범실로 다시 2점차까지 쫓아갔다. OK는 송희채의 블로킹 득점으로 9-9 동점을 만들며 승부는 알 수 없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이후 OK는 강한 집중력을 보이며 12-12 상황서 케빈의 공격 범실에 힘입어 앞서 나가기 시작했고, 듀스 접전 끝에 리드를 잘 지켜내며 이날 경기를 승리로 마쳤다.
경기를 승리로 마친 OK는 한숨 돌리게 됐다. 또 현대캐피탈과의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2승 2패로 동률을 만들며 천적 관계도 청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하지만 세트마다 기복 있는 경기력이 개선돼야 지금의 천적 관계도 더욱 완벽하게 끊을 수 있다.
[OK저축은행 선수들. 사진 =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배구단 제공]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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