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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정상적으로는 안 됩니다.”
하나외환은 객관적 전력이 약하다. 박종천 감독은 작년 봄에 부임해 세대교체 작업에 나섰다. 그동안 나이 많은 베테랑 선수가 많았으나 젊은 선수 위주로 정리가 된 상황. 박 감독은 비 시즌 신지현 강이슬 백지은 염윤아 등을 강하게 훈련시켰다. 고졸이 대부분인 여자농구 현실상 기본기부터 다시 가르쳤다. 물론 여고에서 기본기를 가르치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상황서 이기는 농구에만 익숙해지다 보니 기본적인 테크닉은 많이 부족하다.
신지현과 강이슬의 경우 기본적인 자질은 뛰어나다. 고교 시절 득점력은 탁월했다. 또 박 감독이 전략적으로 키워내고 또 주전으로 기회를 주면서 실전서 기량이 성장하는 게 눈에 보인다. 때문에 시즌 초반에 비해 하나외환의 현재 전력은 매우 좋아졌다. 여전히 승수보다 패수가 월등히 많지만, 최근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조금씩 이기는 맛도 알아가고 있다.
박 감독은 4일 신한은행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계속 기회를 주면서 선수들이 조금씩 자신감을 얻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어느 팀과 맞붙어도 초반에 고꾸라지는 팀이었으나 이젠 그런 인식은 사라진 것 같다. 조금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박 감독은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이 팀은 아직 멀었다. 정상적으로는 안 된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아직은 부족한 게 더 많다는 의미. 예를 들어 신지현은 포인트가드지만, 경기를 운영하고 흐름을 만들어가는 능력은 떨어진다. 직접 공을 갖고 치고 들어가고 패스를 내주는 정도의 운영, 찬스에서의 적극적인 공격 이상으로는 기대하기가 어렵다. 강이슬도 탁월한 3점슛 감각을 지녔다. 외곽슛 하나는 간판스타 김정은보다 낫다. 하지만, 수비력이 너무 많이 떨어진다.
엘리사 토마스와 김정은 원투펀치가 부상을 털어내고 팀에 합류한 뒤 하나외환 공격력은 그렇게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승부처에서의 파괴력은 우리은행, 신한은행보다도 나은 부분이 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수비다. 박 감독은 “지역방어 이해도는 그럭저럭 괜찮다. 문제는 맨투맨 수비”라고 했다. 여기엔 정상적인 맨투맨에 필요한 파워와 요령, 스위치디펜스에서의 움직임, 2대2 공격 수비법 등이 모두 포함됐다. 하나외환은 이날 신한은행에 선전했으나 결국 연장전서 무너지며 3연패에 빠졌다.
박 감독은 “이 팀은 정상적인 훈련으로는 안 된다. ‘비정상화를 정상화로’라는 말이 있지 않나. 우리는 반대다. 정상을 비정상화시켜야 한다”라고 했다. 박 감독의 핵심은 정상적인 훈련, 다른 팀과 똑같이 훈련해서는 개인과 팀 모두 희망이 없다고 본 것이다. 다른 팀보다 더 많은 훈련, 더 많이 노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해석.
박 감독은 “신지현이 잘 해주고 있다. 하지만, 잘 한다고 주접 떨거나 건방 떨면 안 된다. 우리 팀 선수들은 다른 팀에 가면 다들 백업이다. 다행히 우리 팀엔 조금 잘 나간다고 해서 건방진 선수는 없는 것 같다”라고 웃었다. 이어 “아직 선수들에게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즌 후에는 작년보다 더 강하게 몰아칠 것”이라고 했다. 박 감독은 계약기간 2년에 하나외환의 성공적인 세대교체와 리빌딩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비정상적인 훈련 역시 그런 의미로 해석된다.
[하나외환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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