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상문 감독의 당부 "여러분은 직장인보다 훨씬 편하다"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여러분은 직장인보다 훨씬 편하다. 야구만 잘 하면 된다"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이 선수단에게 뼈있는 메시지를 남겼다. "야구만 잘 하면 된다"는 말엔 여러 의미가 담겨 있었다.

LG는 5일 잠실야구장 구내식당에서 신년 하례식을 갖고 2015년의 출발을 알렸다.

양상문 LG 감독은 "우리가 새해 인사를 나눴는데 '새해 복을 많이 받으라'는 얘기는 복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돌아간다"라면서 "여기 앉아 있는 선수들이 스타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감독이 주는 아주 짧은 기회를 잘 가져가야 한다. 남의 탓을 하지 말고 본인에게 주어진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열었다.

"오늘 워크샵을 가는 신입사원들을 태운 버스를 봤다"는 양상문 감독은 "여러분은 직장인보다 훨씬 편하다. 야구만 잘하면 된다. 감독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고 말을 이었다.

"야구를 잘 하는 선수, 야구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선수를 발굴하고 출전시키는 지도자가 나의 역할"이라는 양상문 감독은 다시 한번 "여러분은 야구만 잘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일반 회사원처럼 능력이 있어도 상사 눈치를 보고 가기 싫은 회식 자리도 가야하는데 여러분은 그렇지 않아도 된다"는 게 양상문 감독의 생각이다.

"야구를 어떻게 잘 하는지는 여러분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양상문 감독은 "나는 절대로 사심 없이 LG를 위해서 실력이 좋고 야구 잘 하는 선수를 기용할 것이다"라고 모든 선수들에게 길이 열려 있음을 말했다.

올해는 특히 변수가 많고, 절대 약자가 없는 박빙의 시즌이 전개될 전망이다. 양상문 감독은 "올 시즌에는 쉽게 넘어가야 할 팀이 하나도 없다. 한화, SK, 두산 이 세 팀은 아마도 지난 해보다 더 상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맨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무엇을 결정하기는 너무 힘이 든다. 이번 스프링캠프부터는 시즌을 시작하는 기분으로 긴장감을 갖고 훈련을 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만큼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것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미다.

이 자리에서 양상문 감독은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우리 코칭스태프는 시즌 중에 절대 술자리를 갖지 않을 것을 말씀 드린다"는 것이다. "식사 할때 맥주 한 두잔은 괜찮지만 절대 우리 코칭스태프는 야구장에 술 먹은 얼굴로 나타나지 않겠다"며 코칭스태프부터 모범을 보일 것을 약속했다.

양상문 감독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는 비장함이 느껴졌다. 양상문 감독의 '신년사'가 선수들의 가슴 속에 어떻게 녹아 들어갈지 궁금하다.

[LG 양상문 감독이 5일 오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 신년 하례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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