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세계적인 센터 출신인 ‘괴물’ 시몬(28‧OK저축은행)이 보는 한국배구는 생각보다 수준이 높았다. 그리고 그는 어느덧 한국배구와 팀에 적응해 국내 선수들에게 ‘선배’로서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역할까지 맡고 있었다.
올 시즌 남자 프로배구 돌풍의 주역 OK저축은행(이하 OK)의 핵심 선수는 단연 시몬이다. 시몬 한 명 때문에 V-리그 판도 자체가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몬은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쿠바 배구 대표팀 부동의 센터였다. 2010년에는 국제배구연맹(FIVB) 선정 세계남자배구선수권 베스트 블로커로 뽑히기도 했다. 시몬의 엄청난 파워와 높은 타점, 짧고 빠른 스윙 그리고 블로킹 능력은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시몬은 올 시즌 V-리그 개막을 앞두고 OK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한국에서는 자신의 주 포지션인 센터가 아닌 라이트 공격수로 활약 중이지만 위협적인 모습은 여전하다. 그는 1라운드 등장부터 엄청난 활약을 선보였고, 당장 V-리그 최고 외인 선수로 꼽혔던 삼성화재 레오와 함께 한국 프로배구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시몬은 2라운드 막판부터 체력 저하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계속 스파이크를 때려야 하는 라이트 포지션을 맡으면서 체력 저하가 왔고, 1라운드 때만큼 타점이 높지 않은데다 득점도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시몬은 여전했다. 다시 득점력이 폭발했고 그 모습은 지난 4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렸던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도 나타났다. 이날 경기서 시몬은 비록 범실이 14개로 많았지만 서브 득점 4개, 블로킹 2개를 포함해 31득점, 공격성공률 52.08%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에 OK는 연패에 빠지지 않으며 2위 자리를 굳건히 유지했다.
이처럼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시몬에게 한국배구는 수준이 높았다. 지난 4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은 김세진 감독에게 시몬이 바라보는 한국배구에 대해 질문했다.
김 감독은 “안 그래도 그저께 훈련 도중 시몬에게 그것에 대해 물어봤다”며 “시몬이 한국배구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하더라. 팀 전력이 엇비슷하고 일정이 타이트해 여유가 없어 리그 자체가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수비와 경기 집중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인 시몬에게도 V-리그는 쉽게 공략할 수 있는 수준의 리그가 아니었다.
시몬은 시즌 절반 이상을 소화한 지금 어느덧 한국 배구와 팀에 적응하며 어린 선수들 위주인 OK에서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선배’ 역할까지 하고 있다.
김 감독은 “시몬이 선수들과 훈련 도중에 잠깐 끊더니 블로킹 기술들을 가르쳐 주더라. 세터와 호흡을 위해 의견도 나눈다”며 “경기 도중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하고, 자신이 많이 때린다고 힘들다고 하거나 불만을 갖지 않는다. 멘탈이 굉장히 좋은 선수”라며 시몬을 칭찬했다.
뛰어난 실력과 함께 정신력을 보유한 시몬은 팀 융화 능력과 경기 후 적극적인 팬 서비스까지 보여주고 있다. 여러 면에서 모범을 보이고 있는 시몬은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OK에게 보물과도 같다.
[로버트랜디 시몬(가운데)과 OK저축은행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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