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호주 캔버라 안경남 기자] "설마 슈틸리케 감독이 큰 변화를 주겠어요?"
지난 해 2014년 브라질월드컵 당시 족집게 예측으로 점쟁이 '문어영표'로 불린 이영표(38) KBS해설위원도 아시안컵 첫 경기를 앞둔 슈틸리케호 베스트11을 쉽게 예측하지 못했다. 그만큼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은 호주 현지 도착 후 대표팀을 꽁꽁 숨기고 있다. '문어영표'는 2010년 남아공우월드컵 당시 경기 결과를 기막히게 예측한 독일 문어 '파울'을 빗댄 것이다.
이영표는 8일(한국시간) 호주 캔버라 매컬러 파크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 훈련을 찾았다. 자연스럽게 취재진과 만난 이영표 위원은 오만전에 나설 슈틸리케호 선발을 묻는 질문에 "지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 멤버가 베스트11에 가까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아시안컵이라는 큰 대회를 앞두고 가진 마지막 평가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단순히 선수 기량을 시험하기 위해 테스트를 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첫 경기가 며칠 남지 않은 만큼 베스트11에 가까운 멤버를 가동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결장한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볼튼)은 물론 그밖에 3~4개 정도 포지션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표는 "최전방과 오른쪽 수비수, 골키퍼는 마지막까지 선발을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골키퍼는 정말 모르겠다"고 했다.
이영표의 발언을 풀어볼 때, 포지션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크게 세 곳이다. 첫째는 최전방이다. 사우디전 전반에는 이근호가 원톱을 맡았고 후반에는 조영철이 우측에서 전방으로 이동해 제로톱 역할을 수행했다. 두 선수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다. 두 번째는 오른쪽 수비다. 당초 차두리가 우측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갑작스런 부상과 사우디전 김창수(가시와레이솔)의 맹활약으로 혼돈에 빠졌다. 마지막은 골키퍼다. 사우디전에서 가장 빛난 포지션은 골키퍼였다. 전반에는 김진현(세레소오사카)이, 후반에는 김승규(울산)가 잇단 슈퍼세이브를 선보였다.
동시에 이영표는 수비라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측면 수비수 출신인 그는 "수비는 조직력이 중요한 포지션이다. 잦은 변화는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없다. 사우디전 포백이 오만과의 첫 경기에서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변화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성공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실패한다면 왜 대회를 앞두고 자주 선수를 바꿨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솔직히 수비를 크게 바꾼다면 나로서도 그 부분은 이해하기가 힘들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일부에선 슈틸리케 감독이 조별리그가 아닌 8강 이후의 토너먼트에 초점을 두고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한국은 아시안컵 우승 후보다. 조별리그 통과가 목표인 월드컵과는 다르다. 하지만 이영표는 "그렇다고 해서 토너먼트에 초점을 맞추는 건 다소 위험하다. 첫 단추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며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제 오만과의 아시안컵 첫 경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은 10일 오후 2시(한국시간) 오만과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른다. 선택은 슈틸리케 감독의 몫이다. 과연, 그가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갖는 첫 메이저대회서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래픽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