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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KBS 공채 22기 동기인 개그우먼 박지선과 개그맨 박영진은 3년째 SBS 러브FM '박영진, 박지선의 명랑특급'(이하 '명랑특급')을 통해 DJ 호흡을 맞추고 있다. '컬투쇼' 만큼의 대중적인 인기는 아니지만 오후 6시 5분부터 8시까지 퇴근길을 책임지고 있는 '명랑특급'의 두 DJ는 마치 오래 함께한 부부같기도, 친남매같기도 하다.
최근 마이데일리와 만난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티격태격했다. 박지선은 분명 박영진이 사준 양말을 신어 해맑았지만, 곧이어 이날 니트 속에 셔츠를 입고 온 것을 보고 두 사람만의 룰을 깬 박영진의 모습에 크게 실망해 대놓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박영진과 박지선은 7년간 절친한 동료이자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며 스스럼없는 모습을 보였다.
▲ 박영진 "박지선, DJ로서 많이 도와줘 고맙다"
'명랑특급'은 오후 6시 시간대 특성상 퇴근 직장인, 운전기사, 학생 청취자들이 많다. 박영진은 "이제 곧 있으면 만 3년째가 된다. 시작할 때는 나도 많이 불안했는데 (박)지선이가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어서 감사하게도 이렇게 오래 하게 됐다. 청취자 분들도 사랑해주셔서 너무나 감개무량하다"며 청취자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박지선은 "오래 하게 돼서 좋다. 처음에는 사실 혼자 끌어가는 것보다 둘이니까 더 낫겠다 생각할 수 있는데 둘이서 호흡 맞춰가면서 이야기하는게 힘들기도 했다. 그런데 3년째 되니까 눈을 맞춰주는게 좋았다"라며 훈훈한 분위기를 보였다.
또 박지선은 "박영진 오빠가 워낙 개그맨들 사이에서 약간 누구나 생각하는 느낌을 깬다. 예상과 빗나가는 것들을 한다. 그래도 나는 그나마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축이라면 오빠는 이상한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조합이 특이하겠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앞서 2012년 이들이 첫 DJ를 맡았던 그 해에 '명랑특급'은 DJ상을 수상했다. 당시 박지선은 수상소감에 "라디오 청취율 순위 90등으로 시작했는데 얼마 전 50등했다. 1등 같은 50등이다. 앞으로 올라갈 곳이 있어서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금은 몇 등인가?"라고 묻자 "그 뒤로 안 알려주더라. 선수 보호차원, 쉬쉬하는 것 같더라. 고정 청취자 분들이 사랑해주시지만, 더 많이 알려져야 한다"라며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전했다.
▲ "직장인 공모 수기, 우리도 '미생'이다"
최근 '명랑특급'은 직장인 공모 수기를 통해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서로 고충을 나누고 있다. 이는 최근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미생' 속 현실감있게 직장을 다룬 것과 맞물려 함께 이야기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박영진은 "예전부터 직장에 관해 드라마들도 많았다. 특히 '미생'이 정말 잘돼서 직장인들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나도 직장생활이라는 것을 안 해봐서 공감되지 않나 싶은데 비슷하더라. 선후배가 있고 조직생활은 비슷할 것 같다"라며 "직장인 공모전을 하면서도 많이 공감이 갔다"고 전했다.
개그맨이 직업인 박영진이 고민하고 있는 것은 여느 직장인과 다르지 않았다. 그는 "현재 공개코미디를 우선적으로 하고 있지만 나이가 40살, 50살이 됐을때도 할 수는 없으니까 다른 무대를 생각하는 거다. 라디오도 장르가 다른데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느낌이었고 내겐 큰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또 박지선은 "우리도 '개그콘서트'에 출근을 한다. 매번 출근을 하고 지각하면 안된다. 출근은 정해져있는데 퇴근은 정해져있지 않다"라며 "리허설을 하고 다시 충분하지 못하니까 퇴근시간이 확실하지 않다. 너무 감사한 것은 라디오가 6시 5분이어서 우리의 칼퇴가 보장된다는 것"이라며 "나도 한 번쯤은 회사 안에서 일해보고 싶기도 하다. 내가 만약 거기 있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동안 개그 코너에서 깐깐한 남성의 전형을 보여왔던 박영진은 "사람들이 날 '미생' 마부장(손종학) 같은 느낌으로 보는 것 같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리더십이 없어서 장을 맡기에는 감이 많이 부족하다. 그런데 그 마부장 느낌이 꽤 오래가더라"며 남다른 고충을 털어놨다.
박영진의 옆에서 오랫동안 지켜봐왔던 박지선은 "옆에서 보면 박영진 오빠는 전혀 그런 느낌이 없다. 특히 라디오를 들으면 마부장 같은 느낌보다는 여성의 지위를 폄하하는 뉴스나 사연에 나보다 더 열을 낸다"고 전했다. 이에 더불어 박영진은 "그렇다. 난 페미니스트"라고 말해 폭소케 했다.
▲ 박지선 "원하는 게스트? 유희열 오빠·페퍼톤스"
'명랑특급'에는 그동안 보기 힘든 90년대 인기 가수들이 대거 출연해왔다. 특히 최근 MBC '무한도전-토토가'를 통해 각광받고 있는 소찬휘는 '명랑특급'의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박지선은 "'토토가'를 봤다. 우리 라디오에서는 '티어스'를 라이브로 6번을 해주셨다. 나는 그걸 눈앞에서 직접 듣고 있으니 정말 행복하고 기쁘다. '무한도전'에 나온 소찬휘 언니의 모습을 보며 '저기 우리 언니다'라고 기뻐했다"고 말했다.
박지선은 특히 친분이 돈독한 유희열의 게스트 출연여부를 묻는 질문에 "유희열 오빠가 아직 안나왔다. 오빠를 일주일에 한 번씩 보니까 오히려 나와달라는 말을 못하겠더라. 정말 친한 친구들이 내게 '개그콘서트' 표 달라고 안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며 "오빠가 먼저 나온다고 하면 하는데, 나중에 나와주면 정말 고마울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또 박지선은 다른 대화를 이어가던 중 "갑자기 하고 싶은 말이 생겼다"라며 "난 페퍼톤즈가 너무 좋다. 만난 적 있는데 스치기만 했다. 신재평 오빠에게도 좋다는 말을 했는데 오빠가 '나도 페퍼톤즈가 좋아'라고 하더라. 그런 깨알같은 개그가 정말 좋다. 나와서 라이브를 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명랑특급'은 일주일에 한 번, 방송에서 보기 힘든 실력파 가수를 초대해 SBS목동 1층 오픈스튜디오에서 청취자, 팬들과 함께 뜨거운 열기 속 무대를 만들고 있다. 박지선은 "신효범·정수라 언니, 최백호 오빠 등 모시기 힘든 분들인데 보니까 정말 좋다"라며 독특한 호칭을 써 웃음을 자아냈다.
'명랑특급'의 DJ로서 목표를 묻는 질문에 박영진은 "열심히 하는 것이 우선적이다. 개인적으로는 남녀DJ가 하는 장수 프로그램의 명맥을 이어가고 싶다"라며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나 '여성시대 양희은, 강석우입니다'처럼, 애청자들이 '부부 아니었어?'라고 우리를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박지선은 "일단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오빠 말처럼, 우리를 부부로 착각할 만큼 오래, 많은 분들이 들어주시고 즐거운 퇴근길, 저녁이 되길 바란다.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박지선 박영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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