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남자프로배구 최하위에 처져 있는 우리카드가 감독 교체를 단행했지만 앞으로의 행보도 험난해 보인다.
우리카드는 지난 8일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강만수 감독이 총감독으로 위촉되며 사실상 2선으로 물러나고 양진웅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남은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 하지만 강만수 감독이 2선으로 물러나는 것으로 어수선한 우리카드의 현 상황이 개선될 여지는 많지 않다.
우리카드는 감독 교체 사실을 발표하며 “계속되는 패배로 인한 팀 분위기 쇄신과 선수들의 경기력 배가를 위해 강만수 감독이 거취를 표명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팀을 이끈 강 감독을 총감독으로 위촉하고, 양진웅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이번 시즌 잔여경기를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카드는 9일 현재 2승 19패(승점 10)로 남자부 7개 팀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올 시즌 중반까지 10연패에 빠지는 최악의 부진을 겪은 우리카드는 지난달 23일 인천 대한항공전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48일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우리카드는 곧바로 다시 4연패에 빠지며 반등하지 못했고, 결국 팀을 이끌던 강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2선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성적부진의 책임을 강 총감독 한 명에게 모두 묻기에는 현 우리카드의 팀 상황 상 무리가 있다.
우리카드의 전신인 ‘드림식스’는 한국배구연맹(KOVO)의 관리 아래 V-리그에 참가했다. 이후 지난 시즌을 앞두고 우리카드가 팀을 인수하면서 새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인수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모기업의 민영화 추진 작업의 일환으로 이번 시즌을 마치고 배구단 운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력의 절반이라고 할 수 있었던 신영석과 안준찬이 군 입대하며 전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전력 약화와 함께 어수선한 팀 분위기는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리가 없었다.
게다가 외국인 선수 까메호도 부진을 거듭하다 발목 부상까지 당했고, 결국 시즌 도중 퇴출을 당했다. 우리카드 측은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우리카드는 국내 선수들이 분전하고 있지만 승리를 따내지 못하며 다시 연패에 빠졌다.
결국 분위기 반전에 실패한 우리카드는 강 총감독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남은 시즌 팀을 운영할 예정이다.
강 총감독은 지난달 23일 대한항공전에서 승리하며 10연패 사슬을 끊은 뒤 인터뷰 도중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강 총감독 스스로 “공개석상에서 눈물을 흘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배구 선수와 감독 생활을 오래했지만 오늘 같은 날이 제일 기쁜 것 같다. 만감이 교차해 눈물이 나왔다”며 머쓱해 했다.
그는 당시 경기 승리 후 팀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었지만 선수들이 묵묵히 잘 따라와 주는 것에 고마워했다. 감독이기 전에 배구 선배이자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선수들을 다독여왔다. 그러나 이제 강 총감독은 더 이상 코트에서 선수들을 이끌지 않는다.
최하위 우리카드는 감독 교체라는 처방을 내렸지만 이것으로 남은 문제가 해결될 상황은 아니다. 우선 가장 시급한 문제인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 작업은 불투명한 구단의 미래 때문에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있다.
또 팀을 인수할 기업이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불확실한 팀의 미래에 선수들도 불안함 속에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감독을 교체한다고 해서 갑자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한편 우리카드는 오늘 15일 수원 한국전력전부터 양진웅 감독대행 체제로 경기를 치른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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