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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스파이'가 재미와 스릴을 모두 잡은 한국형 첩보 액션의 시작을 알렸다.
9일 첫 방송된 KBS 2TV 금요 미니시리즈 '스파이'(극본 한상운 이강 연출 박현석) 1회에서는 가족 몰래 국정원 요원으로 활동하며 이중 생활을 하고 있는 김선우(김재중)와 과거 북한 정보원 출신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며 마찬가지로 이중 생활을 하고 있는 박혜림(배종옥)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 초반 선우를 죽음까지 내몰다가 가까스로 살려준 북측 요원 황기철(유오성)은 혜림의 사진이 담긴 선우의 지갑을 획득한 뒤 그녀의 집으로 찾아가 재회했다. 기철의 갑작스런 등장에 혜림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급기야 식칼을 이용해 그를 죽이려 했다. 그러나 기철에게는 역부족이었다.
기철은 혜림에게 일을 맡기려 했다. 그러나 혜림은 일 따위는 맡지 않겠다고 버텼다. 기철은 그런 혜림에게 가족을 빌미로 협박했고, 결국 혜림은 어쩔 수 없이 기철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역시 혜림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기철의 함정이었다. 혜림을 폭발범으로 몰아 선우를 포섭하려는 의도였다.
혜림은 그동안 자신의 정체를 숨기면서도 정작 아들의 진짜 정체는 알지 못했던 상황. 기철은 혜림이 지하철에 폭탄 가방을 놓고 떠나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으로 협박하면서 아들 선우가 국정원 요원이라는 사실을 폭로했다. 이어 "선우를 포섭하라"는 진짜 요구를 내놨고, 혜림은 다시 과거로 돌아가야 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한편 선우는 중국에서 기철의 기습을 당한 뒤 가까스로 한국에 돌아왔지만, 정작 현장 요원에서 분석 요원으로 좌천됐다. 줄곧 현장 요원을 천직으로 알고 살던 선우는 매우 실망했지만, 자수한 북측 공작원의 진술을 통해 자신의 동료를 죽이고 자신마저 죽이려 했던 기철의 정체를 조금씩 눈치채기 시작했다.
또 이날 선우와 함께 팀을 이루게 된 국정원 선배 김현태(조달환) 역시 '감독관'이라 불리는 인물에 이상하리만치 혈안이 된 모습을 보이며 과거부터 뒤쫓는 것으로 등장했지만, 선우가 지목한 기철과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높아 두 사람이 앞으로 함께 한 팀으로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고돼 기대를 모았다.
KBS에서 금요일 2부 연속 방송이라는 파격적인 편성을 배정한 '스파이'는 저마다 비밀을 지닌 등장 인물들과 남과 북으로 갈린 분단 상황에서 벌어지는 첩보 스릴러, 그리고 그 과정에서 펼쳐지는 각종 격투 액션들이 방영 시간 내내 화면 곳곳을 수놓으며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김재중이 고성희와 열연하는 러브라인과 '난방비 비리'와 같은 사회적 현상 역시 고스란히 화면에 담겨 재미를 더했다.
특히 전직 북한 정보원으로서 액션 첫 도전이었음에도 어색함 없던 배종옥의 열연과 악역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유오성, 그리고 수준급 연기 실력을 자랑하는 중견 연기자들의 앙상블이 '스파이'의 완성도를 끌어올려 더욱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들을 위해 목숨을 건 도박에 나선 어머니와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어머니의 숨겨진 과거를 알고 난 아들이 펼쳐내는 이야기를 담은 '스파이'가 치열한 시청률 경쟁의 장으로 변모한 금요일 오후 시간대, 선두를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BS 2TV '스파이' 포스터, 1-2회 주요 장면. 사진 = 아이엠티브이, 디엔콘텐츠, 스튜디오세븐 제공, KBS 방송 화면 캡처]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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