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호주 캔버라 안경남 기자] 오만전을 놓고 볼 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주장 교체는 기성용(26·스완지시티)과 구자철(26·마인츠)를 모두 살린 효과를 낳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11일(한국시간) 호주 캔버라 맥컬러 파크에서 열린 축구 대표팀 훈련 도중 국내 취재진을 만나 "기성용 주장 선임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은 구자철이 때문"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구자철이 주장을 맡게 되면 경기력뿐만 아니라 많은 다른 이슈에 대해서 신경을 써야하는 부담을 갖고 있었다. 구자철이 편안한 환경에서 부담 없이 본연의 임무인 축구를 하도록 하기 위해서 기성용을 주장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아시안컵 주장은 구자철이 유력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사우디전이 끝난 뒤 고심 끝에 기성용을 주장으로 최종 선택했다. 구자철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주장을 바꾼 것이다.
효과는 적중했다. 주장의 무게를 던 구자철은 오만과의 첫 경기서 조영철의 결승골에 기여하며 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덩달아 기성용도 좋아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의 주장과 관련된 자질은 오만전에서도 봤겠지만 팀을 잘 리드하면서 어떻게 보면 주장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본인의 임무에 더 충실히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공격가담을 많이 했었지만 오만전에선 전체적인 많이 물러서면서 팀의 밸런스를 잘 잡아줬다"고 말했다. 구자철과 달리 기성용에겐 주장 완장이 '부담'이 아닌 '책임'으로 작용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기성용의 주장 선임이 구자철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슈틸리케는 "구자철에게 안 좋은 뜻으로 벌을 주기 위해 기성용에게 주장을 맡긴 것이 아니다. 구자철을 보호해 주기 위해 그런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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