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문광은이 지난 시즌 막판 인상적인 활약을 2015시즌에도 이어갈 수 있을까.
문광은(SK 와이번스)은 지난 시즌 도중 프로 무대에 복귀, 잊혀져 가던 자신의 이름을 팬들에게 다시 각인시켰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9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6.34가 전부지만 실제 투구내용은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또 시즌 막판 선발로 제 역할을 해내며 SK가 시즌 끝까지 4강 싸움을 하는데 공헌했다.
문광은은 올시즌을 앞두고 선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광현이 SK에 잔류하며 선발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경기수가 144경기로 늘어나며 선발 한 자리가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 "지난해 목표 확대 엔트리 진입… 만족스럽다"
진흥고-동의대 출신인 문광은은 2010 신인 드래프트에서 SK에 1라운드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첫 시즌 성적은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4.82. 그럼에도 당시 김성근 감독은 그의 가능성을 보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문광은은 포함시켰다.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지만 팀이 한국시리즈 패권을 거머쥐며 우승 반지를 끼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문광은은 2011시즌 4경기 출장에 그쳤고 2년간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수행했다. 2011시즌 종료 뒤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도 받았다.
문광은은 당시를 떠올리며 "신인 때 1차 지명을 받고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에 들면서 일이 잘 풀릴 줄 알았다. 근데 그 다음해에 4경기 뛰고 공익근무요원을 하다보니 '반지의 제왕', '골룸' 같은 별명이 나오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해서는 안되겠다'라고 생각해서 공익근무요원을 하면서도 일이 끝난 뒤 운동을 나름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5월 소집해제했다. 시즌 중 프로야구에 복귀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란 쉽지 않다. 문광은 역시 다르지 않았다. 문광은은 "원래 목표는 9월 확대 엔트리 때 1군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승리도 하고 1군에서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아서 다행이다. 만족스럽다"고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퓨처스리그에서의 인상적인 투구와 함께 소속팀의 허약한 마운드 사정이 겹치며 8월 10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이후 고비를 넘지 못하며 승리에 실패하기도 했지만 9월 9일 사직 롯데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호투하며 감격의 데뷔 첫 승을 거뒀다.
▲ "4강 간다면 가을야구 때 이름 한 번 날리고 싶다"
문광은은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이후 구속이 늘었다. 수술 이전에는 140km대 초반에 그쳤지만 지난 시즌에는 140km 중후반대에 이르는 패스트볼을 던졌다. 여기에 낙차 큰 커브도 수준급이었다.
문제는 커브를 뒷받침하는 변화구가 부족했다는 것. 문광은은 "작년에 결정구가 없었던 것 같다. 커브를 결정구로 쓰기에는 너무 구속이 느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때문에 지난 시즌 종료 후 마무리 캠프에서도 변화구 구종 추가에 집중했다.
그는 "지난 시즌 막판에 NC전에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2분의 1 확률이 3분의 1이 되다보니 효과가 있더라. 좌타자를 상대로 던질 공이 하나 있어야 해서 체인지업을 연습하고 있다. 이제 걸음마 단계다"라고 전했다.
김용희 감독은 5선발은 물론이고 6선발 체제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리고 이는 문광은을 비롯해 백인식, 여건욱, 고효준 등 선발 후보들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문광은은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릴 준비를 하고 있다. 2010년 데뷔했지만 제대로 된 스프링캠프 참가는 처음이다.
그는 "스프링캠프를 가는 시기에 계속 아팠다. 재활캠프를 갔다가 뒤 늦게 합류했기 때문에 사실상 첫 스프링캠프다"라며 "선발로 나서기 위해서는 변화구 연습도 해야하고 중간으로 나갈수도 있으니 세트포지션 연습도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단은 확실히 정해진 보직이 없는만큼 풀타임 소화와 100이닝 투구 정도가 목표지만 가슴 속에 품고 있는 목표도 있다. 여기에는 2010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참가했지만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아쉬움이 담겨있다.
문광은은 "만약 팀이 4강에 가게 된다면 가을야구할 때 이름을 한 번 날려보고 싶다"고 조심스레 바람을 드러냈다. 아직까지는 이를 해내기 위해서 개인이나 팀이나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 중반 팀 합류 후 1군에 등록될 수 있었던 원동력인 '간절함'을 무기로 원하는 바를 하나씩 이룬다면 이 꿈도 결코 헛된 상상만은 아닐 것이다.
[SK 문광은.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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