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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가수 겸 배우 이지훈이 뮤지컬 '라카지'에서 주인공 앨빈 역으로 여장을 했다. 낯선 모습이다. 큰 키에 골격이 건장한 남자인 이지훈이 여장이라니. 그럼에도 완연한 여자다. 말투와 행동, 손 끝에서부터 여자가 묻어 났다. 생애 첫 여장을 해 봤다는 이지훈의 얼굴에는 설레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팬들이 예뻐서 질투 났대요"라고 너스레 떤 이지훈은 "제 여장은 예쁜 것보다 센 여자죠. 예쁜 건 송혜교, 이민정, 손예진 같은 청순하면서도 섹시한 게 예쁘다고 생각해요. 전 화장을 해 놓으면 세 보이더라고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함께 앨빈 역을 연기하고 있는 배우 김다현의 여장에 대해선 "다현씨는 잘 모여 있어서 여자스럽게 예쁜데 전 다 커가지고 골격도 그렇고 다현씨랑 저는 다르다. 제가 느끼는 건 좀 센 여자인 것 같다. 그래서 아예 센 앨빈으로 구현했다. 좀 드세보이는 게 있다. 제가 예쁘게 하는 건 잘 안 어울린다. 그래서 연출님이 조지를 대할 때 너무 예쁘게 하는 거 말고 오래 산 부부가 티격태격 싸우는 그런 스타일을 많이 요구를 하셨다"라고 말했다.
뮤지컬 무대로 배우의 영역을 넓히고 있는 이지훈은 "뮤지컬 위키드를 통해서 220회 공연을 했더라. 일반인 회사원보다 더 많은 양을 무대에 섰고 더 많은 시간을 무대와 함께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무대에 대한 생활화가 됐다. 일각에선 '쩌리 남주다', '서포터다'라는 말도 있었지만 일주일에 5일을 극장을 가면서 직장인 같은 느낌으로 공연을 밟으면서 습관적으로 했던 게 제 모습이 됐고, 뮤지컬 배우로 변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아직도 무대 올라가서 연기를 하기 전까지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입이 바싹바싹 마른다. 사람이 살면서 같은 일을 오래하다 보면 뭔가 놔질 때가 있는데 이 뮤지컬 무대에게 저한텐 텐션을 주는 게 몸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느낌이 있다. 그 속에서 무대 딱 올라갔을 때는 같이 호흡하면서 여유를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지훈이 뮤지컬에 매력을 느꼈던 것은 자신의 이미지를 확장시켜 주는 일등공신이었기 때문. 대부분의 작품에서 실장님, 재벌남 등 세련된 이미지만 구축됐던 이지훈이 여장을 하는 앨린 역을 맡은 것은 이례적이다. 이 같은 변화와 도전을 통해 전해져 오는 많은 응원과 반응이 신기하단다.
그는 "늘 갖고 있는 것, 왕자나 꽃미남 이런 건 잘 하겠죠. 그런데 전혀 다른 느낌의 캐릭터가 부여 됐을 때는 '어?' 신선하게 바라봐 주시는 게 플러스가 되지 않나 생각해요. 이번 작품에서도 제가 (여장) 체화가 잘 돼서 완벽하게 잘 하는 걸 보고 박수를 많이 쳐 주셨어요. 뮤지컬 13, 14 작품 하는데 중복되는 작품이 그다지 많지 않더라고요. 계속 새로운 작품에 도전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라며 "개인적으로 제가 갖고 있는 건 항상 주연일 순 없는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을 마음 편안하게 놓으면 조연에서도 더 좋은 캐릭터 소극장 주연을 하면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다른 주연에 맞게 변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선 저 나름대로 좀 놨어요"라고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한편, 이지훈은 현재 뮤지컬 '라카지'에서 주인공 앨빈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배우 이지훈. 사진 = 랑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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