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호주 시드니 안경남 기자]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손흥민(23,레버쿠젠)의 원톱 기용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손흥민을 완벽히 원톱에 배치한 건 우즈베키스탄 연장전이 최초였다. 그리고 손흥민은 멀티골로 응답했다.
한국은 22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아시안컵 8강전서 우즈베키스탄을 연장 120분 접전 끝에 2-0으로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조별리그서 경기당 1골에 그쳤던 한국은 처음으로 한 경기서 2골을 기록했다.
치열한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건 '손날두' 손흥민이었다. 그는 연장 전반 14분 김진수의 크로스를 머리로 집어넣었다. 이어 연장 후반 14분에는 차두리의 크로스를 잡은 강력한 왼발 슛으로 쐐기를 박았다.
전후반 90분 동안 고전했던 손흥민은 연장에서야 닫혀 있던 우즈베키스탄 골문을 열었다. 상대의 체력저하와 선수 교체, 전술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결과였다. 특히 손흥민의 원톱 배치는 결과적으로 두 골을 만든 결정적인 변화였다. 연장에서 한국은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이동하고 공격 2선에 기성용(스완지시티), 남태희(레퀴야), 이근호(엘자이시)가 포진했다.
두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손흥민은 감기에서 회복한 뒤 선발에 처음 복귀했다. 100% 몸 상태가 아니었다. 슈틸리케 감독도 "손흥민은 100%가 아니다"고 경기 후 밝혔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의 체력적인 부분을 고려해 수비가담이 적은 원톱에 그를 배치했다.
이근호가 체력적으로 좋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상대의 측면 역습에 대처하기 위해선 이근호가 사이드에 서는 게 더 효과적이었다.
이 같은 지시는 후반에 투입된 차두리에 의해서 전달됐다. 손흥민은 "차두리 삼촌이 최전방으로 가서 체력을 아끼고 한 방을 노리라고 했다"고 말했다. 작전은 적중했다. 손흥민은 박스 안에서 본능적인 골 감각을 발휘해 결승골을 뽑아냈다. 동료들의 도움이 컸지만 전방으로 이동한 손흥민의 결정력도 한 몫을 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서 확실한 해결사가 부족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 나선 원톱이 모두 달랐던 이유다. 그런 상황에서 손흥민 시프트는 우즈베키스탄전처럼 답답한 흐름이 이어질 때 슈틸리케호의 골 가뭄을 치유해줄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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