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한 시즌은 100m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이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은 '해피 바이러스'로 통한다. 훈련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건 모건의 몫. 한시도 얼굴에서 웃음이 떠날 줄 모른다. 외국인 선수가 직접 분위기를 띄우니 기존 선수들의 표정도 밝아졌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모건이 일본 시절 모범생이었다. 처음 왔을 때 외국인 선수 셋 중 인사도 제일 잘하더라"며 흡족해했다.
모건은 지난달 26일과 27일 양일간 오전 훈련만 소화했다. 쉐인 유먼과 미치 탈보트도 마찬가지. 김 감독은 "무리할 필요 없이 본인들 페이스에 맞게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며 휴식을 부여했다. 모건은 28일 저녁 실내연습장에서 티배팅하며 서서히 몸을 달궜다. 그는 "감독님께서 외국인 선수들의 상태를 파악하고 배려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감독님과 팀을 위해 정말 잘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생겼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29일에는 홍백전을 통해 첫 실전에 나섰다. 성적은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했지만 경기 내내 "나이스"를 외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라이브배팅 때는 모건이 "붐붐(Boom Boom)"을 외치면 수비에 나선 야수들도 따라 했다. 힘든 훈련 속에서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해피 바이러스'였다. 모건은 "행동 하나하나 즐겁게 하면 동료들도 즐거워한다. 그렇게 팀을 하나로 묶는다면 동료들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모건은 2년 전 일본에서 시범경기 17경기에 출전했으나 장타와 타점은 하나도 없었고, 타율도 1할 5푼 2리로 저조했다. 3번 타자 우익수로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으나 심각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고, 2군행을 통보받기도 했다. 그러나 5월 1일 1군 재등록 이후 타격감을 회복했고, 108경기 타율 2할 9푼 4리(371타수 109안타) 11홈런 50타점 3도루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당시 경험을 토대로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린다는 각오다.
지난달 26일 인터뷰를 위해 모건과 마주 앉았다. 그의 인사는 동양식이었다. 2013년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 뛰며 동양식 예절을 습득했단다. 그는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두 손으로 악수했다. 최근 일본 프로야구 소식을 묻기도 했다. 요코하마에서 함께 뛴 구니요시 유키와 당시 주장이던 이시카와 다케히로 등 동료들의 근황을 궁금해했다.
그러면서 모건은 페이스 조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일본에서 스가노 도모유키, 우츠미 데츠야(이상 요미우리), 키쿠치 유세이(세이부)의 공이 인상 깊었다"며 "처음에는 포수의 특성을 분석하고 경기에 들어갔는데, 포크볼 공략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에서는 포크볼을 잘 안 던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달 후 적응되니 괜찮더라. 슬로우, 슬로우"라며 웃었다.
이어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얼마나 잘했는지는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다"며 "시즌에 맞춰 준비되길 원한다. 스프링캠프는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시즌은 100m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이다. 페이스가 너무 빨리 끌어올리면 중반 이후 떨어진다. 천천히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인 기록보다는 최선을 다해 뛰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모건의 2015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나이저 모건.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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