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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이보다 강렬한 슈퍼볼 데뷔전이 또 있을까.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루키' 세이프티 말콤 버틀러의 결정적 가로채기 하나로 모든 상황이 종료됐다.
뉴잉글랜드는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유니버시티 오브 피닉스 스타디움서 열린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결정전인 제49회 슈퍼볼서 시애틀 시호크스에 28-24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뉴잉글랜드는 2004~2005년 슈퍼볼 2연패 이후 10년 만에 슈퍼볼 우승 트로피인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시애틀은 2004~2005년 뉴잉글랜드 이후 처음으로 슈퍼볼 2연패에 도전했고, 그 문턱까지 다가갔으나 쿼터백 러셀 윌슨의 패스가 버틀러의 손에 들어가면서 눈물을 삼켜야 했다.
뉴잉글랜드는 3쿼터까지 14-24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4쿼터 쿼터백 톰 브래디가 대니 아멘돌라에게 터치다운 패스를 연결해 21-24로 추격했고, 경기 종료 2분 2초를 남기고는 줄리안 에델만이 브래디의 패스를 터치다운으로 연결, 28-24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끝난 게 아니었다. 시애틀은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제롬 커스가 윌슨의 패스를 극적으로 잡아냈다. 몸에 맞고 튀어오른 공을 땅에 떨어지기 전에 간신히 건져올렸다. 곧이어 러닝백 마숀 린치의 러싱으로 뉴잉글랜드 레드존에 진입했다. 4점 차였기에 필드골이 아닌 터치다운이 필요했다. 시애틀로선 1야드도 안 되는 거리를 밀고 들어가면 곧바로 승부를 뒤집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세컨드 다운 상황에서 시애틀은 러싱이 아닌 패싱 공격을 시도했다. 윌슨이 리카르도 로켓을 향해 짧은 패스를 시도했다. 그런데 이때 버틀러가 길목을 차단했고, 패스를 가로챘다. 남은 시간은 불과 20초. 시애틀이 남은 타임아웃을 모두 사용해도 승부를 뒤집는 건 불가능이었다. 결국 뉴잉글랜드는 그대로 시간을 흘려 보내며 10년 만의 우승을 확정했다.
1990년생인 버틀러는 웨스트 앨라배마 대학을 졸업하고 올 시즌 뉴잉글랜드에 입단한 신인. 정규시즌 11경기(1 선발)에 출전해 15차례 태클을 기록한 게 전부였다. 가로채기는 단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어지간한 베테랑들도 밟기 힘든 슈퍼볼 무대에서 데뷔 첫 가로채기를 성공시키며 팀의 슈퍼볼 우승을 견인했다.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던 그가 일약 스타로 떠오른 순간이었다.
버틀러는 울었다. 감격의 눈물이었다. 시애틀 선수들은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밀고 들어가기만 해도 되는 상황에서 패스를 시도하다 어이없이 슈퍼볼 트로피를 날려버린 셈. 피트 캐롤 시애틀 감독은 "모두 내 잘못"이라고 자책했다.
[말콤 버틀러(오른쪽)가 리카르도 로켓에게 가는 패스를 가로채고 있다. 사진 = AFPBBNEWS]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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