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 선수들은 3일 국내에서 휴식을 취한다.
이미 2일 괌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했다. KIA를 제외한 9팀이 중간에 1차례 장소를 이동하는 스프링캠프 일정. 삼성은 첫번째 캠프지에서의 스케쥴을 9개구단 중 가장 먼저 마쳤다. 1차 스프링캠프 일정이 가장 짧았다는 의미. 날짜로만 따지면 삼성의 훈련량은 9개구단 중 가장 적었다.
▲양보단 질
많은 훈련량의 대명사. 한화 김성근 감독이 4년만에 프로에 돌아왔다. 예상대로 지옥훈련으로 한화를 개조시키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핵심은 양이 아닌 질. 기본적으로 많은 훈련량을 강조하는 김 감독도 양 속에서 질을 중시한다. 의미 없는 훈련, 의식 없는 훈련은 단순노동이라는 건 김 감독이 SK시절부터 주창했던 가치관.
어떻게 보면 삼성이 가장 효율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괌 일정은 예년보다 4~5일 짧았다. 3~4일 훈련, 1일 휴식의 텀 하나가 줄어들었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질에선 오히려 지난해보다 좋았다는 게 류중일 감독 자평. 류 감독은 괌 결산 인터뷰서 “작년에는 괌에 비가 많이 내렸는데, 올해는 비가 거의 오지 않아서 내실 있게 훈련했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류 감독이 느끼는 체감 훈련량은 결코 적지 않았다.
지난해보다 부상 이탈자도 적었다. 윤성환이 가벼운 어깨 통증으로 조기에 귀국했지만, 4일 오키나와로 향하는 선수단에 정상적으로 합류한다. 지난해 12월 왼쪽 무릎 수술을 받은 채태인과 허리가 좋지 않은 진갑용은 따뜻한 괌에 좀 더 남아있다가 후발대로 오키나와에 들어간다. 예년보다 부상자 자체가 적을뿐더러, 대처 또한 유연하다.
▲타의 아닌 자의
괌 캠프를 일찍 마치면서 오키나와 캠프 일정이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통상적으로 괌에선 체력 훈련, 오키나와에선 기술훈련과 연습경기가 주 메뉴. 체력훈련이 지루하다는 선수단의 의견을 받아들인 류 감독의 유연한 대처가 돋보인다. 또 실제 주전급 대부분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괌에서 자의적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때문에 이미 충분히 체력훈련을 소화한 상태. 결국 훈련은 훈련대로 했고, 효율성도 높았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12월 말 괌 개인훈련은 몇 년전 몇몇 투수들이 시작했다. 그러나 이젠 상당수의 삼성 주전 선수들이 즐긴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타의 아닌 자의로 개인훈련을 한 것. 당연히 효율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자의적으로 미리 철저히 준비하면서 굳이 류 감독이 훈련량에 집착할 이유가 없어졌다. 자율과 효율성의 선순환 효과. 류 감독은 “10% 더가 우리팀의 새로운 컨셉트인데, 모든 선수의 훈련량이 많아졌고, 몸 상태도 업그레이드 됐다. 대만족이다”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류 감독이 선수단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면서 1차 캠프를 가장 짧게 끝냈다. 미리 개인적으로 체력훈련을 진행했고, 괌 캠프 자체의 밀도도 높았다. 자연스럽게 기술훈련과 연습경기를 할 시간을 벌었다. 4일 오키나와에 들어가는 삼성은 13일 한신과의 첫 연습경기 전까지 기술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한다. 선수 개개인의 타격, 피칭 테크닉 연마는 물론, 삼성이 자랑하는 내야 수비 시프트, 내, 외야 연계 플레이, 각종 작전 및 주루 등의 훈련 등이 진행될 전망.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강한 삼성만의 내실이 쌓이는 시간.
류 감독은 “지난 2년간 전력 이탈 선수가 많았다. 부지런한 훈련 속에서 새로운 선수를 길러내겠다. 아쉬움이 많았던 선수들을 한 단계씩 끌어올리겠다”라고 했다. 양보다는 질, 타의보다는 자의. 삼성 1차 스프링캠프가 9개구단 중 가장 먼저 끝났다고 해서 느슨해졌다고 판단한다면 엄청난 오산이다.
[삼성 선수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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