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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싱어송라이터 심현보는 일상에 물들어있는 뮤지션이다. 우리 생활과 완전히 밀착된 내용의 가사를 쓰고 거기서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내지만, 신기하게도 그가 선택하는 단어 하나하나 모두가 낯설면서도 신비롭다.
최근 4년만에 정규4집 ‘따뜻’을 발표하고 대중 앞에 선 심현보는 “‘정규 앨범을 빨리 내야지’란 생각으로 작업을 한 건 아니었다. 외부 작업(타 가수들의 앨범 작업)을 하면서 틈이 날 때마다 내 곡을 쓰고, 시간이 생기면 가사 몇줄 써놓고 하던게 차곡차곡 쌓여 정규 앨범을 낼 수 있을 만큼 모였다. 녹음을 다 할 수 있을까 걱정이었는데 하다보니까 되긴 되더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심현보는 일상과 맞닿아있는 싱어송라이터다. 그는 “가사를 쓸 때 집, 동네 카페, 공원 등의 장소를 애용한다. 계절 변화나 온도에 대한 얘기들도 많다. 이런 것들을 가사화 시키는 작업들이 굉장히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쓰는 가사 속 단어들은 일상적이지 못하다. 예를 들어 이번 신곡 ‘차갑다’에서도 ‘365일’을 ‘삼백예순 다섯날’로 표현해 신선함을 줬다. 또 그가 작사한 SBS ‘별에서 온 그대’ OST ‘너의 모든 순간’도 ‘이윽고’란 다소 생소한 단어로 시작된다. 이런 표현들은 청자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극하고 몰입도를 높인다. 심현보는 “일상어가 아니라 어색할 수 있지만 노래 가사이기 때문에 덜 낯설기도 하다. 확장이나 축소의 과정이 작사의 작업에 투입돼야 재미있는 가사나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번 앨범 ‘따뜻’의 타이틀곡은 ‘차갑다’다. 2AM 임슬옹이 가창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뜬금없다”는 평가를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심현보는 “가사를 다 쓰고 나서 나는 안부르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내가 부르면 곡이 더워질 것 같았다. 뭔가 서늘하고 무심한 목소리를 원했다. 청년같은 느낌, 소년을 갓 지난 것 같은 서른쯤 된 친구면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임슬옹이 생각났다. 과거 윤종신과 임슬옹이 함께 작업했을 때 그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데 너무 좋았다. 서툴지만 풋풋하다. 곡쓰는 사람 입장에서 분명하게 누군가 불러야 한다는 확신이 들때가 있다. 그게 바로 이번이었다. 내가 상상했던 그 사람이 부름으로써 그 이미지와 노래자 잘 섞여 감정적으로 와닿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심현보는 여러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는 뮤지션이다. 사실 곡 제목만 대도 모두가 알만한 곡에 다수 참여했고, 수년간 음악 활동을 하며 인정받고 있다. 그러에도 불구하고 ‘가수 심현보’로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거나 스타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와 관련해 심현보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밴드 시절 앨범을 내고도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했다. 그런데 다행히도 많은 주위 분들이 나와 작업하기를 원했고 칭찬해주셨다. 사실 과거엔 나에 대해 혼란스럽기도 했다. 나를 낭비하고 있는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꾸준히 다른 가수들을 위해 히트곡을 써주지만, 정작 나는 가수 활동이라고 할만한 퍼포먼스를 하지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런 괴리감이 들어 힘들기도 했는데, 이젠 나이가 먹고 생각이 바뀌면서 괜찮아 졌다”고 말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어마어마한’ 저작권료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최근 활동 중인 일부 아이돌 가수들의 입이 떡 벌어지는 저작권료가 공개되면서 그의 수입 역시 대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작 그는 “나쁘지는 않지만 크지는 않다”고 말하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아직까진 사람들 앞에 서는 작업을 안했으니 이제부터는 대중에게 어색하지 않게 만들어야 겠다. 앞으로 내가 어색하지 않는 사람만 돼도 성공인 것 같다. 난 ‘자기 음악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는 올해 이번 ‘따뜻’ 앨범 발매를 시작으로 꾸준히 음악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소극장 공연도 계획 중이며 지난해 참석했던 페스티벌 무대에도 오를 계획이다.
[심현보. 사진 = 에프이 엔터테인먼트]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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