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수원 강진웅 기자] 문용관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LIG손해보험이 사령탑 교체라는 극약처방에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그 효과는 1세트가 전부였다.
LIG손해보험은 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25-21, 19-25, 20-25, 22-25)으로 패했다. 이날 패한 6위 LIG는 지난 5일 문용관 감독의 사퇴 이후 강성형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나서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지만 1세트를 따낸 이후 잇따른 범실로 자멸하며 5연패에 빠졌다. 시즌 전적은 8승 20패(승점 24)가 됐다.
LIG는 지난 5일 문용관 감독이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하며 강성형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았다. 이날 경기는 LIG가 강 감독대행 부임 후 치른 첫 경기였다.
갑작스러운 감독 사퇴로 감독직을 대신 맡게 된 강 감독대행의 마음도 편치는 않았다. 강 감독대행은 경기 전 “감독으로 경기에 나서는 것이 처음이어서 굉장히 부담스럽고 정신없을 것 같다”며 “제가 중심을 잡고 냉정한 모습을 유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계속 코치를 맡으며 트레이닝복을 입고 경기장에 왔던 강 감독대행은 이날 양복을 입고 왔다. 옷차림이 달라지니 마음가짐도 더욱 진지해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는 경기장으로 출발하기 전 목욕재계까지 했다. 감독으로서 데뷔전을 치르는 만큼 긴장감과 함께 새로운 마음을 갖기 위해서다.
강 감독대행은 “저와 선수들 모두 문 감독님이 사퇴하시면서 마음이 많이 무겁다”며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빨리 떨쳐버리고 경기에 집중하자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문 감독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제가 무겁겠지만 선수들을 잘 이끌고 가길 바란다고 말씀하셨다. 아직 양복이 어색하지만 계속 하던 경기였다. 일단 경기를 하면서 느껴봐야 할 것 같다”며 감독으로서 경기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사령탑이 바뀐 효과는 1세트부터 드러났다. LIG 선수들은 이전 경기들보다 더욱 적극적인 수비를 펼쳤고, 범실도 2개로 최소화하며 깔끔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 같은 경기력이 나오자 올 시즌 1승 3패로 열세였던 한국전력을 상대로 전혀 기죽지 않은 채 끈끈한 경기를 펼쳤다.
수비가 되면서 LIG의 플레이는 전체적으로 살아났다. 에드가는 범실 없이 1세트에 10득점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결국 공수에서 거의 무결점 플레이를 펼친 LIG는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1세트 후반 더욱 높은 집중력을 보이며 1세트를 가져갔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2세트부터 LIG는 다시 이전까지 범실이 잦았던 팀으로 돌아갔다. 서브 리시브는 급격히 흔들렸고, 리시브가 흔들리며 에드가를 향한 토스도 부정확했다. 때문에 1세트 맹활약 한 에드가는 범실도 6개를 기록하며 위력이 떨어졌다.
여기에 에드가를 받춰줘야 할 김요한은 1세트 1득점에 그친 데 이어 2세트에서도 상대 블로킹에 공격이 번번이 막히며 1득점을 기록했다. 1,2세트 공격성공률은 16.66%였다. LIG는 2세트 모든 것이 잘 안 맞으면서 범실도 11개를 기록했다. 한국전력을 이길 수 없었던 2세트였다.
3세트도 2세트와 마찬가지였다. 범실은 여전히 7개를 기록하며 어수선한 경기를 보였고, 2세트에 이어 여전히 2단 연결에서 문제를 보이며 공격도 잇따라 한국전력에 막혔다. 게다가 1,2세트 부진했던 김요한의 부진은 3세트에도 이어져 김나운 등을 투입했지만 에드가만 고군분투하는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반면 한국전력의 공격력과 끈질긴 수비는 계속됐다. 3세트도 이길 수 없었던 LIG다.
4세트를 시작하면서 강 감독대행은 이강원과 노재욱, 김민규 등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이 카드는 세트 초반 적중했다. 김민규, 김진만, 에드가 등 다양한 선수들이 득점에 가담한 LIG는 이강원과 김민규의 득점이 폭발하며 10-6까지 앞섰다.
그러나 이후 LIG는 쥬리치와 전광인의 공격을 제대로 가로막지 못했다. 수비는 2,3세트보다 끈끈해졌지만 공격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LIG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공격이 한국전력의 블로킹에 가로막히며 4세트도 한국전력에 내준채 5연패에 빠졌다. LIG로서는 아쉬움이 많은 경기였다.
강 감독대행은 이날 남은 시즌 그동안 기회를 많이 갖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남은 시즌 동안 기회가 된다면 보다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며 “남은 시즌 팀 운영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기본적인 것이 부족한 팀이기 때문에 기본을 다지며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경기에 나서 조직적인 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 감독대행의 자신의 말대로 김요한이 터지지 않자 다양한 선수들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이날 LIG의 집중력은 1세트에만 효과를 보이며 한계를 보이며 또 다시 패했다. 사령탑 교체 효과를 노렸던 LIG는 연패 탈출을 다음 경기에서 기원하게 됐다.
[LIG손해보험 강성형 감독대행. 사진 = 수원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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