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창단 후 첫 8연승을 달리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한 발짝 더 다가선 한국전력에게 다시 한 번 고비가 찾아왔다. 강한 상대를 만나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선수들의 체력 저하와 부상관리다.
한국전력은 지난 1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2, 25-17, 24-26, 25-2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3위 한국전력은 창단 첫 8연승을 달리며 시즌 전적 18승 10패(승점 50)를 기록했다.
한국전력은 이날 주포 쥬리치가 블로킹과 서브 득점 각각 1개씩을 포함해 26득점하며 맹활약했다. 또 올 시즌 공수 양면에서 점차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전광인이 블로킹 3개, 서브 득점 1개 포함 21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공격성공률은 쥬리치(48.00%)보다 높은 54.84%를 찍었다. 베테랑 센터 하경민도 속공 득점을 앞세우며 14득점, 공격성공률 70.59%로 가운데서 든든하게 중심을 잡아줬다.
최근 한국전력의 8연승 행진은 주 공격수들의 꾸준한 활약도 있지만 세터 권준형의 점차 안정된 토스도 한몫했다. 게다가 베테랑 선수들인 주장 후인정을 비롯해 방신봉과 하경민도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며 지난 2011-2012시즌 딱 한 번 경험해 본 봄 배구가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국전력이 올 시즌 ‘환골탈태’한 데에는 신영철 감독의 세심한 지도도 있었다. 신 감독은 연승 기간 중에도 훈련장 칠판에 ‘교만’과 ‘근성’이라는 말을 적어 놓으며 선수들에게 항상 겸손한 자세로 경기에 임할 것을 요구했다.
또 신 감독은 시즌 초반 몸 이곳저곳이 아프다고 하며 훈련량을 줄여달라는 외국인 선수 쥬리치에게는 쓴소리와 함께 당근도 줬다. 그 결과 쥬리치는 3라운드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최근 8연승 행진의 주역으로 거듭났다.
긍정적인 요소들이 맞물리며 봄 배구는 더욱 다가오고 있는 한국전력이지만 남은 과제도 있다. 바로 체력 저하 문제다. 4라운드 때 2~3일 간격으로 빡빡한 일정을 보낸 한국전력은 5라운드 들어서도 지난 1일 삼성화재전부터 오는 14일 OK저축은행전까지 2주간 5경기를 치러야 한다.
신 감독과 선수들도 이 점을 걱정하고 있다. 신 감독은 지난 12일 대한항공전 경기 이후 “14일 OK저축은행전 때가 (체력적으로) 버겁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전)광인이랑 최석기가 무릎이 안 좋고 선수들이 몸 상태가 전체적으로 안 좋다”며 걱정을 나타냈다.
전광인도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그는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최근 진통제를 맞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전광인은 “저희가 4,5라운드 경기 일정이 빡빡해서 많이 지친 상태다. 그래서 이겨도 몸 상태가 많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릎이 계속 안 좋았다. 3라운드 지나서부터 안 좋았는데 많이 심해져서 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움직이면 많이 아프다. 진통제를 먹고 경기를 하고 있다”고 부상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신 감독과 전광인은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놓지 않았다. 신 감독은 “OK전을 치를 때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기면 좋고 지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경기에 임하자는 것”이라면서 “그렇게 마음을 내려놓고 한다면 결과가 좋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시점에선 이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수들 모두 지금 시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면서 “여기서 제가 한 번 해보자고 더 말한다면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래서 즐기자고 했다. 칠판엔 이미 ‘근성’이라는 말을 적어뒀다”고 덧붙였다.
전광인도 “몸은 지쳐있지만 그래도 경기장에서 이기는 맛을 알았기 때문에 이것을 더 즐기기 위해 선수들 모두 열심히 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연승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국전력은 신 감독이 가장 중요한 경기로 꼽았던 대한항공전을 승리로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이제 5라운드서 OK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전을 남겨두고 있다. 체력과 부상관리라는 마지막 과제가 남아있는 가운데 한국전력의 파죽지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국전력 선수들(첫 번째 사진), 전광인(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