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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6개월여간의 긴 여정을 마치고 훈훈한 마무리를 선사한 KBS 2TV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우리를 웃기고 울렸던 이 드라마에는 성공할 수밖에 없는 비결이 있었다. 다매체로 인해 시청률이 하향 평준화 한 요즘, 무려 40%가 넘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나타낸 것은 분명 시청자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코믹+로맨스로 초반 시선 몰이 성공
여느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가족끼리 왜 이래' 역시 초반 시선몰이를 위해 코믹함을 내세웠다. 특히 강서울(남지현)을 중심으로 차달봉(박형식)과 윤은호(서강준)가 펼치는 삼각관계와 차강심(김현주) 문태주(김상경)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시종일관 웃음과 설렘을 자아냈다. 이 밖에도 방송 곳곳에 숨은 그림처럼 등장한 시트콤같은 장면들은 좀처럼 드라마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흡인력으로 작용했다.
중년의 로맨스도 빠지지 않았다. 시한부를 선고 받은 순봉씨(유동근)의 옆에는 미모와 센스, 그리고 당당함을 장착한 미스고(김서라)가 늘 함께 했다. 서로에 대한 마음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마치 소울메이트처럼 늘 곁을 지켰다. 미스고는 순봉씨가 여행을 빙자해 병원에 입원해 있는 기간에도 줄곧 간병인을 자처했다. 또 매번 티격태격 하기만 했던 권기찬(김일우)-허양금(견미리) 커플도 범상치 않은 애정 라인의 한 축을 담당했다.
◆ 팀워크는 곧 드라마의 성공
드라마의 성공은 제작진과 출연 배우들의 팀워크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이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맞물려 있는 까닭에 누구 하나라도 삐걱대면 전체가 무너지기 마련이다. 결국 촬영 현장 분위기는 곧 팀워크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고, 이는 결국 드라마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가족끼리 왜 이래'는 이러한 점에 비춰볼 때 환상의 팀워크를 자랑하며 드라마를 성공으로 이끈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간 제작사를 통해 공개된 촬영 현장 사진에는 절로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짐작하게 하는 모습들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끌었다. 마치 가족처럼 늘 붙어 있는 까닭에 배우들은 진짜 가족같은 기분으로 호흡을 맞추며 촬영에 임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배우들과 작가, 그리고 감독간 호흡이 척척 맞아 떨어졌다. 배우 김상경은 기자간담회 당시 "현장에서 배우들과 작가님, 그리고 감독님이 서로 양보를 정말 잘 한다. 아마 그게 드라마의 성공 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 막장 없는 이야기의 성공
드라마가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된 적이 있다. 지금도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종종 인기 드라마가 패러디 돼 웃음의 소재로 쓰이기도 한다. 대부분 '막장'이라는 비판을 들었던 작품들이다. 시청률이라는 명분 아래 온갖 자극적인 소재들을 가져다 쓰면서 빚어진 촌극이다. 그럼에도 자극적인 소재에 이끌리는 시청자들 덕분(?)에 '욕 먹어도 기본은 한다'는 인식이 어느새 방송국과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의 머리 속을 잠식하고 있었다. 막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있었다.
'가족끼리 왜 이래'도 초반 '막장없는 주말극'을 표방하며 성공을 자신했다. 그러나 '불효소송'이라는 독특한 소재에 더해 '시한부' 코드 삽입이 예고되면서 또 하나의 식상한, 그저 그런 드라마 중 하나로 치부될 뻔 했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불효소송은 어느새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있었고, 자칫 '신파'로 빠질뻔한 어색한 상황에서도 '웃음'은 잃지 않았다. 그렇게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 모은 까닭에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씩 늘어지는 전개에도 온전히 몰입하도록 할 수 있었다. 굳이 막장이 없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요인이 '가족끼리 왜 이래'의 성공 비결로 꼽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점점 '가족의 의미'를 잊어가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다시금 우리 가족을, 부모님을,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되돌아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 작품이라는 것이다. 마지막까지 깊은 여운을 남긴 '가족끼리 왜 이래'의 종영이 그저 아쉬울 뿐이다.
[KBS 2TV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포스터와 촬영 현장 스틸. 사진 = (주)삼화네트웍스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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