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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제퍼슨에게서 파생되는 옵션을 연구해야 한다.”
LG는 1월2일 오리온스전부터 2월2일 SK전까지 파죽의 11연승을 내달렸다. 이 기간 에이스 데이본 제퍼슨의 활약은 대단했다. 그러나 이후 LG는 보합세다. 17일 KGC를 잡으면서 최근 5경기 3승2패. 포인트는 나머지 9개구단이 제퍼슨을 잡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것.
동부가 LG의 12연승을 저지한 건 제퍼슨 득점을 막기 위한 섬세한 매치업 존이 주효했기 때문. 당시 동부는 제퍼슨의 주요 돌파루트, 패스습관까지 파악해 손과 발을 묶었다. 당시 제퍼슨은 16점을 올렸으나 승부처 위력이 11연승 기간에 비하면 떨어졌다. 이후 제퍼슨은 여전히 맹활약 중이다. 그러나 15일 오리온스전서 16점에 그치자 다시 패배했다.
제퍼슨을 잡기 위한 9개구단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이날 LG를 상대한 KGC 역시 경기 초반엔 나름대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3-2 지역방어, 드롭 존과 매치업 존을 혼용해 제퍼슨의 활동반경을 저지했다. 리온 윌리엄스가 막되, 제퍼슨이 공을 잡을 경우 덩치가 큰 오세근이 도움수비를 들어갔다. 이후 조셉 테일러가 제퍼슨을 1대1로 막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KGC의 제퍼슨 봉쇄는 실패로 돌아갔다. 1쿼터에 곧바로 무너졌다. 그 과정에서 제퍼슨의 득점이 폭발적으로 터진 게 아니라 국내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는 게 눈에 띈다. LG는 2쿼터 4분34초를 남기고 윌리엄스에게 자유투로 첫 실점할 때까지 KGC에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22점을 퍼부었다. 김종규, 문태종, 김시래, 양우섭 등의 득점이 나왔다.
물론 KGC가 턴오버를 속출하며 스스로 무너지긴 했다. 그러나 LG는 이 과정에서 국내선수들이 전원 속공에 가세, 흐름을 가져왔다. 제퍼슨과 국내선수들의 조화가 돋보였다. 또 김진 감독은 2쿼터 중반 크리스 메시를 기용, 테일러와 매치업시켰다. 메시는 김종규와 함께 골밑을 굳건하게 지켰다. 상대적으로 제퍼슨 의존도가 낮은 전반전이었다.
후반전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김 감독은 계속 메시를 넣었다. KGC가 메시에게 더블팀을 가하자 김종규가 컷인해 득점을 올리는 등 조화로운 플레이가 이어졌다. KGC가 후반 공수에서 사실상 자멸하면서 LG는 더욱 손쉽게 경기를 풀었다. 유병훈, 문태종 등을 교체로 투입하면서 부담 없이 조화로운 공격을 이어갔다. 결국 완승.
이날 제퍼슨은 11점을 올렸다. 상대적으로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대신 김종규(18점), 문태종(14점), 메시(13점), 김시래(13점), 김영환(12점) 등의 활약이 더욱 돋보였다. 어쨌든 제퍼슨에게 편중된 득점루트가 넓게 퍼졌다. 물론 어떻게든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제퍼슨을 막기 위한 타 구단의 견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걸 감안하면 LG는 국내, 외국선수들의 조화로운 공격이 절실하다.
김 감독은 “제퍼슨에게서 파생되는 옵션을 연구해야 한다”라고 했다. 4쿼터 초반 재투입된 제퍼슨과 국내선수들이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협력 플레이가 많이 보이진 않았다. 김 감독 말대로 LG는 제퍼슨이 투입될 때 득점루트를 넓히는 작업이 필요하다. 플레이오프를 앞둔 LG의 과제. 어쨌든 전체적인 득점루트가 넓어진 건 1승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제퍼슨과 김종규.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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