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가 오키나와리그 첫 경기를 무기력하게 내줬다. 하지만 '잠수함' 정대훈의 활약은 분명 수확이었다. 고치 1차 전지훈련의 좋은 흐름을 오키나와까지 이어갔다는 게 고무적이다.
정대훈은 17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오키나와 야에세정 고친다구장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을 피안타 없이 몸에 맞는 볼 하나만 내주며 1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3이닝 노히트였다. 팀은 단 1안타 빈공 속 0-7로 패했지만 정대훈의 호투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이날 정대훈은 1회초 2사 후 박재상에 사구를 내줬을 뿐 박정권, 앤드류 브라운 등 SK 주축 타자들을 모두 범타 처리했다. 특히 외국인 타자 브라운을 상대로는 3구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무엇보다 조동화와 임훈의 좌익수 뜬공 외에는 외야로 날아간 타구가 하나도 없었다.
1차 전지훈련지인 고치에서도 정대훈의 페이스는 괜찮았다. 지난달 29일 투수들의 불펜 피칭을 지켜보던 박상열 한화 투수코치는 정대훈을 가리키며 "공을 던질 줄 안다"고 했다. 실전에서도 잘했다. 홍백전 2경기서 3이닝 1실점(비자책), 13일 세이부 라이온즈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는 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고치에서 3차례 실전 등판에 나섰는데 자책점은 한 점도 없었다.
정대훈은 지난해까지 1군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지만 눈에 띄는 성적을 남기진 못했다. 1군 통산 65경기에서 5승 2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5.89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 시즌에는 개인 최다인 34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1세이브를 올렸으나 평균자책점이 7.23으로 좋지 않았다. 우타자를 상대로도 피안타율 3할 6푼 9리로 높았다. 퓨처스리그 17경기서는 1패 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2.33으로 잘 던졌다.
정대훈은 잠수함 투수라는 희소성이 있다. 투구폼이 역동적이다. 일반적인 사이드암 투수보다 팔 각도가 낮게 형성된다. 직구도 볼 끝의 움직임이 많아 타자들을 현혹하기 좋다. 싱커는 땅볼 유도, 커브는 타이밍을 뺏기에 안성맞춤이다. 정대훈이 1군에서 자리를 잡아 주면 마운드 운용이 한결 편해지는 건 당연하다.
오키나와 첫 연습경기 호투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꾸준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2008년 입단 후 어느새 프로 8년째를 맞이하는 정대훈이 올 시즌을 통해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까.
[정대훈.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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