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강산 기자] 악마의 편집이 아닌 라이브였다. 김준일(서울 삼성)의, 김준일에 의한, 김준일을 위한 경기였다.
김준일은 18일 잠실실내체육관서 열린 2014~2015 KCC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 34분42초를 소화하며 37점 13리바운드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달 23일 창원 LG 세이커스전서 세운 24점을 넘어 개인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삼성은 김준일의 활약 속 81-71 승리를 거두고 시즌 10승(39패) 고지를 밟았다. 또한 올 시즌 SK와의 마지막 맞대결서 첫 승리를 거둬 기쁨을 더했다.
이날 김준일은 '어메이징' 그 자체였다. 1쿼터 팀의 11점 중 10점을 혼자 책임졌다. 삼성은 10-9 리드 상황에서 김준일이 교체되자 연속 실점하며 분위기를 내줬다. 그만큼 김준일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컸다. 2쿼터에는 휴식을 취하며 3점만 보탰다. 하지만 이는 후반 '쇼타임'을 위한 준비단계일 뿐이었다.
3쿼터 7점을 올리며 서서히 몸을 달군 김준일은 승부처인 4쿼터에 무려 17점을 폭발시켰다. 던지는 대로 다 들어갔다. 리바운드에도 적극 가담했고, 상대 수비를 피해 눕다시피 하면서 페이드 어웨이 슛을 꽂기도 했다. 60-62 상황에서 동점을 만든 귀중한 득점이었다. 66-64 소폭 리드 상황에서는 자유투와 훅슛으로 리드를 벌리는 데 한몫 했다. 설 연휴를 맞아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트렸다.
김준일의 쇼타임 속 삼성은 79-68까지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SK 헤인즈의 공격자 반칙까지 유도한 김준일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79-71로 앞선 종료 26초를 남기고는 또 한 번 미들슛을 림에 꽂았다. 승리 확정 축포였다.
이날 경기는 김준일이 이승현(고양 오리온스)과의 신인왕 맞대결서 한 발 앞서 나가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 외국인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고 포스트를 장악하는 토종 빅맨이라는 점은 굉장한 플러스 요소다. 시즌 내내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던 삼성을 혼자 이끌다시피한 김준일, 이날 경기는 신인왕 자격을 제대로 입증한 한판이었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경기 후 "김준일에게 부담 준다는 생각 안 했다"며 "팀을 이끌어보라고 했다. 포지션마다 역할이 있는데, 5번 역할을 잘해줬다. 그게 원인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플레이 해줬다. 늘 오늘처럼 할 수 있는 선수다. 부담감을 이겨내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오늘 나무랄 데 없이 잘해줬다"며 흡족해했다. 김준일은 "(이)승현이와는 서로 신인왕 타라고 한다. 신인왕 욕심보다는 안 다치고 마무리하고 싶다"며 겸손해했다.
[김준일이 이호현과 환하게 웃으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잠실실내체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