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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아빠를 부탁해'가 4인4색 아빠와 딸들의 일상으로 반성과 훈훈함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20일 방송된 SBS 설특집 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에서는 50대 아버지가 20대로 성장한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먹해진 부녀관계를 회복하는 콘셉트로 이경규-이예림, 조재현-조혜정, 강석우-강다은, 조민기-조윤경 부녀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본격적인 일상 공개에 앞서 강석우는 프로그램 출연 이유를 묻자 "이런 프로그램 자체에 대해 한 번도 내가 하리라고, 그 자리에 있으리라고 생각해본적이 없고 숨기고 싶었다. 약간 걱정되는 부분도 있고 기대감도 있다"고 밝혔다.
이경규는 "딸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솔직히 이 프로그램은 어려운 프로그램이다. 딸과 함께 한다는 것이, 우리 딸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걱정이 된다"며 "친구 같은 아빠는 아니다. 딸과 가까워지지 않을까. 큰 추억이 될 것 같아 용기내서 해본다"고 말했다.
조민기는 유학 생활 중인 딸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고, 조재현은 "일찍 결혼했다. 어린 아빠였다. 철 없는 아빠였다. 첫째를 낳았을 때 철없는 아빠가 둘째를 낳았을 때 좀 철이 들어야 하는데 철없는 것이 적응이 됐다"며 "이런 프로그램을 한다고 해서 딸과의 관계가 회복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아름다운 생각이 현실에 나타나서 받아들이고 행동하기까지는 굉장히 거리가 있다.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기는 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경규와 딸 이예림 양의 24시간이 처음 공개됐다. 이경규는 방송에서의 모습과는 달리 집에서 딸과 별다른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이예림 양 역시 아빠와 필요한 말만 할 뿐이었다. 두 사람은 처음 맞는 둘만의 시간에 어색해 하며 각자의 시간을 보냈다.
이예림 양은 "사실 엄마랑은 되게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는데 아빠랑은 조금 애매한 것 같다"며 "아빠는 그렇게 엄한 부모님도 아니고 또 그렇다고 그렇게 다정하고 친구 같은 부모님도 아니다. 그래서 되게 어중간한 사이인 것 같다"고 고백했다.
딸과의 24시간 영상을 접한 이경규는 "대화를 너무 안 하네. 보니까 내가 문제가 많다. 나를 처음 보는 거다. 처음으로 딸과 아무런 목적 없이 하루종일 있으니까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며 "딸의 생각을 처음으로 알게 된 건 엄한 아빠도 아니고 편한 아빠도 아니고 애매한 아빠라는 게 제일 정확한 지적이다"고 털어놨다.
이어 조민기 가족의 일상이 공개됐다. 조민기는 유학 생활 중인 딸, 아들과 오랜만에 만났다. 그는 집안 일을 도맡아 하는 살림꾼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딸에게도 솔직한 애정표현을 하는 가정적인 아빠였다.
조민기 딸 조윤경 양은 "아빠는 처음 만난 친구다. 아직 깊지는 않은. 아빠는 그래도 열만큼 해주면 저는 둘, 셋만큼의 반응을 하니까 아빠 입장에서는 조금 서운해 하시는 것 같은데 저랑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남들이랑은 다른 아빠인 것 같다"며 "아빠랑 좀 더 애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조금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다. 아빠를 좀 더 알았으면 좋겠고 아빠도 저를 좀 더 아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재현은 집에 들어온 뒤 1시간 동안 딸과 아무런 대화를 하지 않았다. 아내와 앉아 대본 연습을 할 뿐이었고, 딸 역시 피부 관리를 하고 운동을 하며 개인적인 시간을 보냈다. 조혜정 양은 아빠와 대화를 시도하려는 듯 아빠 앞을 서성였다. 방문도 열고 지냈다. 하지만 조재현은 아내와 함께 대본 연습을 하거나 TV만 볼 뿐이었다. 영상을 지켜 보던 조재현은 자신의 모습에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조혜정 양은 "아빠랑 엄마는 친구처럼 지내시는데 저랑은 못 그런다. 아빠랑은 어색한 사이다"며 "같이 있는 시가는 10분 정도 되는 것 같고 대화는 5분이나, 거의 안 할 때도 있다. 서로 사랑하고 애정이 있고 관심이 있는데 그런 표현을 서로 못한다"고 고백했다.
이날 조혜정 양은 "어릴 때 아빠랑 추억이 기억이 안 난다. 그래서 제가 아기들이랑 아빠들 나오는 프로그램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다"며 "그리고 일부러 아빠가 들어왔을 때 틀어놓은 적이 있다 보라고. 우리도 저렇게 될 수 있을텐데 지금이라도 해볼까 한다"고 밝혔다.
그는 프로그램을 통한 소망을 묻자 "아빠랑 저랑 관계가 조금씩 가까워지고 의지하고 서로를 외롭지 않게 할 수 있는 그런 가족, 아빠와 딸, 제가 생각하는 아빠와 딸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딸과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본 뒤 조재현은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내가 쟤를 알아서 그런지.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다. 이 프로그램이 나한테 참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 이 프로그램이 끝나고나서 내 모습에 변화가 있는가 기대가 있다"고 털어놓으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강석우는 '딸바보' 아빠였다. 그는 자고 있는 딸 방에 들어가 장난을 치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인 강석우는 딸과 함께 영작을 하며 애정을 숨기지 못했다. 또 영작 중 강석우는 딸과 아침부터 셀카를 찍었다. 강석우 딸 강다은 양 역시 아빠와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강석우는 딸에게 과일 주스와 샌드위치를 만들어주는가 하면 운동 가는 길도 데려다줬다. 운동을 한 뒤 돌아온 강다은 양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고 안마는 물론 귀까지 파줬다. 강다은 양은 "남들이 보기에는 무뚝뚝하고 말 없으시고 어렵게 느껴지는데 저희 가족한테는 항상 장난도 많이 치시고 다정하다"고 설명했다.
강석우 역시 "끊임없이 사랑한다 하고 끊임 없이 네 앞에 변하지 않는 남자는 아빠밖에 없다고 하니 변하더라"고 말하며 딸에 대한 무한 사랑을 드러냈다.
이날 4명의 아빠는 각기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경규와 조재현은 무뚝뚝한 아빠로 딸과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며 반성했다. 조민기와 강석우는 다정한 아빠의 모습을 보이며 딸에 대해 더 알고 싶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였다.
각기 다른 아빠 4명이 딸과 시간을 보내며 더 가까워지고 돈독한 관계가 되는 앞으로의 과정이 더 기대된 것은 이처럼 한 회만으로도 변하는 아빠들의 마음 때문. 확실히 이경규, 조재현은 딸을 대하는 평소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며 울컥하고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돌이켜봤다.
딸들 역시 속마음 인터뷰를 통해 아빠를 향한 속내를 털어놔 좀 더 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노력을 드러내 앞으로의 모습에 더욱 기대를 모았다.
['아빠를 부탁해' 이경규, 조재현, 강석우, 조민기.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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