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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지난달 23일 백야(박하나) 앞에 등장한 장면이 마지막 촬영이었어요. 이제 정말 끝이죠. 재등장이요? 글쎄요. 작가님의 마음은 알 수 없으니까요."
하차인 듯 하차 아닌 시간을 보낸 조나단(김민수)의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백야'(극본 임성한 연출 배한천 최준배) 속 이야기가 마무리됐다. '압구정백야' 출연이 마무리된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민수는 오디션 합격부터 하차, 그리고 후일담까지 7개월간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이번 설날은 가족과 함께 보냈어요. 그런데 '압구정백야'를 재밌게 보던 부모님이 제가 하차한 이후로는 안본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아들이 없으니 마음이 아프신 것 같아요. 그래도 오랜 친구들은 화제가 된 것을 많이 좋아해줬어요."
김민수의 '압구정백야' 출연은 지난해 7월 결정됐고, 지난해 9월부터는 첫 촬영에 들어갔다.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 한 작품. 대화는 그가 '압구정백야'를 처음 만나던 순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어떤 성격의 인물을 연기하게 될 지 알 지 못한 채 대본 한 장으로 진행한 오디션. 김민수와 '압구정백야'의 첫 만남이었다.
"처음 오디션을 볼 때는 당연히 시놉시스도 없었고 역할에 대해서도 몰랐어요. 물론 이 작품을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나름대로 편안한 마음으로 임했던 것이 좋게 보였던 것 같아요. 이후 캐스팅이 결정되고 처음에는 조금 난감하기도 했어요. 보통 시놉시스에는 내가 어떤 캐릭터고 캐릭터 간에 어떤 관계가 있는 지가 나와 있는데 이번 작품은 그렇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준비하는 과정이 조금 더 필요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대본이 나올수록 대본 속에 답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지나고 보니 장점이 있더라고요. 시놉시스가 있으면 그 틀에 맞춰서만 연기를 하게 되지만, 반대로 그런 것이 없기에 더 새롭게 풀어갈 수 있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작품이 진행되며 그의 극중 분신인 조나단은 주인공 백야와 가까워져 갔고, 결국 결혼에 골인했다.
"작품을 시작할 때는 저 또한 누구와 연결이 되는 건지 궁금했어요. 처음에는 (조나단이) 러브라인도 없고, 마마보이에, 그저 말 잘 듣는 착한 아들이었잖아요? 그런데 백야를 만난 뒤 감정이 커져가고 변해가는 과정이 그려지며 저 또한 연기를 하는 것이 더 재밌어졌어요."
이후 일어난 반전은 이미 시청자들이 알고 있는 대로 조나단의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다. 역설적으로 하차와 함께 더 큰 관심을 받게 된 김민수. 그는 하차 이후 겪은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했다.
"촬영이 끝나고 제가 아지트로 여기는 카페에서 '압구정백야'에 출연했던 배우 심형탁 형을 우연히 만났어요. '소주 한 잔 하자'는 말을 나누는 사이였는데 막상 만날 기회가 없던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재밌는 것이 마침 그날 '압구정 백야' 방송분이 백야가 오빠 백영준(심형탁)의 사진을 보며 '그 곳에서 나단씨는 만났냐? 나단씨 좋은 사람이다'고 울먹이는 장면이 등장한 날이었어요. 그날 저와 심형탁 형이 만났다는 것이 묘하고 재밌었죠."
임성한 작가의 작품을 향한 다양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작품이 수많은 배우들에게 연기인생의 새로운 장을 여는 기회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민수 또한 "큰 기회였다. 임성한 작가 작품을 많이 보고 좋아하기도 했다. 일반 드라마와는 색깔이 다르니까. 기회가 생겨서 오디션을 봤고, 같이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며 작품을 향한 고마움을 전했다. 조나단 만큼 극적인 변화를 맞은 김민수의 연기 2막도 시작됐다.
[배우 김민수.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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