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숨은 키 플레이어가 주목 받는다.
8일 시작하는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LG-오리온스전, SK-전자랜드전 모두 쉽게 승부가 갈릴 것 같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4팀의 핵심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줘야 승산이 있는 게임. 결국 승부는 숨은 키 플레이어들이 가를 가능성이 크다. 단기전 특성상 이들이 미쳐줘야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SK 김민수
SK는 정규시즌 막판 굴곡이 심했다. 2월에는 5연패 포함 1승7패, 시즌 막판 4연승을 거뒀다. 코트니 심스 옵션의 위력을 극대화하려고 했으나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결국 SK는 김선형과 애런 헤인즈의 팀. 두 사람의 2대2 공격 위력은 알고도 막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한 얘기지만, SK가 승리 확률을 높이려면 김선형과 헤인즈 외에 김민수와 박상오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헤인즈에게 집중되는 수비를 풀어줄 카드도 김민수와 박상오. 정규시즌 중반 이후 이들이 부상에 시달렸고, SK는 플랜B를 찾지 못한 채 흔들렸다. 그만큼 비중이 높다는 의미.
특히 내, 외곽을 오가는 김민수의 활약은 매우 중요하다. 시즌 막판 컨디션은 괜찮았다. 6라운드 9경기 중 두 자리 수 득점을 6경기서 해냈다. 전자랜드전서도 평균 14.4점, 4.4리바운드로 괜찮았다. SK는 기본적으로 매치업에서 전자랜드에 밀리지 않는다. 다만 전자랜드는 외곽에서 가드들의 움직임이 좋은 팀. SK로선 김민수가 균형을 맞춰줘야 한다. 실질적으로 승부처에서 흐름을 바꿀 3점포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
▲LG 김영환
김영환은 내, 외곽 공격력을 갖췄다. 3~4번을 오가며 효율적인 플레이를 해줄 수 있다. 공격에선 문태종, 수비에선 김종규의 몫까지 어느 정도 보조해줄 수 있다. LG 전력에서 전술적인 가치가 매우 높다. 그는 올 시즌 몸을 착실히 만들었다. 시즌 중반까지 빅3(데이본 제퍼슨 문태종 김종규)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을 때 실질적인 에이스였다. 빅3가 시즌 중반 이후 맹폭을 퍼부었을 때도 꾸준히 제 몫을 했다. LG 시스템상 빅3가 제 몫을 할 때 김영환이 벤치에 앉기도 하지만, 함께 뛸 때 김영환에 대한 수비가 헐거워질 수밖에 없다.
김영환은 6라운드서도 평균 8.6점으로 괜찮았다. LG는 6강 플레이오프서도 김영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오리온스는 외곽포가 무섭다. 김영환이 외곽에서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춰준다면 오리온스 화력을 최대한 상쇄할 수 있다. 또 오리온스는 기본적으로 빅3를 막기 위해 골밀 수비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LG로선 김영환의 활약에 따라 승기를 가져올 수 있다.
▲오리온스 이현민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시즌 중반 “현민이에게 책임감을 주고 싶다”라고 얘기했다. 빅 포워드 군단 오리온스는 상대적으로 가드진이 빈약하다. 베테랑 대열에 들어선 이현민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할 때 힘겨운 경기를 펼치는 케이스가 많았다. 오리온스는 시즌 막판 리오 라이온스와 트로이 길렌워터에 대한 최적의 활용도를 찾았다. 국내 선수들도 두 사람이 기용될 때 미세하게 달라지는 시스템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오리온스가 시즌 막판 급상승세를 탔던 이유.
그러나 이현민은 시즌 막판 썩 좋지는 않았다. 막판 2경기 연속 무득점. 어시스트는 꾸준히 기록했지만, 존재감은 그렇게 높지 않았다. LG는 포지션별 밸런스가 매우 좋은 팀. 오리온스로선 이현민의 전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단순히 김시래와의 매치업이 중요한 게 아니라 포워드들의 활약도 이현민의 움직임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정규시즌 때 오리온스를 상대한 팀이 이현민 봉쇄에 주력했던 건 이유가 있었다. 반대로 이현민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경우 그만큼 오리온스 경기력은 극대화될 수 있다.
▲전자랜드 테런스 레더
레더는 올 시즌 평균 18분44초를 뛰었다. 그러나 6라운드서는 평균 25분56초를 뛰었다. 전자랜드 메인 외국인선수 리카르도 포웰이 시즌 막판 종아리 부상을 비롯해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영향이 있었다. 하지만, 유도훈 감독은 플레이오프 준비를 착실히 했다. 레더의 기용 시간을 늘려 플레이오프 옵션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를 내다봤다. 시즌 막판 유 감독은 “잘 풀리면 플레이오프서 옵션 하나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전자랜드는 포웰과 정영삼의 팀. 기본적으로 두 사람에게서 파생되는 공격이 많다. 하지만, 여전히 골밑에 대한 부담은 있다. 골밑 우위를 점하지 못해 플레이오프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런데 레더는 예전만 못해도 여전히 골밑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레더는 올 시즌 SK전서도 11.2점 10리바운드로 나쁘지 않았다. 매치업에서 밀리는 전자랜드로선 레더를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위에서부터 김민수, 김영환, 이현민, 레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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