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포항 김진성 기자] 두산이 투타 퍼즐을 채워간다.
두산이 시범경기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크게 세 가지다. 5선발과 마무리, 그리고 주전 1루수. 7일 삼성과의 시범경기 개막전을 앞두고 만난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김 감독은 “5선발은 이현승으로 생각하고 있다. 1루수는 김재환으로 갈 것 같다. 마무리는 윤명준을 고려하고 있는데 컨디션을 지켜봐야 한다”라고 했다.
애리조나, 미야자키 스프링캠프를 지휘하면서 얻은 결과다. 이들이 실전서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숙제는 있다. 하지만, 사령탑 첫 시즌을 맞이한 김 감독의 야구가 본격적으로 드러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 감독은 어떻게 5선발과 1루수를 낙점했을까. 그리고 아킬레스건인 불펜과 마무리 공백을 어떻게 메울까.
▲5선발 이현승
두산은 4선발까진 확실하다. 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유네스키 마야, 유희관. 그러나 5선발이 마땅하지 않다. 김 감독은 애당초 노경은, 이현승, 이재우를 후보로 내세웠다. 이들 중 2명에게 5선발과 마무리를 맡긴다는 구상. 일단 선발투수로 준비시켜 불펜 대비도 할 수 있게 했다. (투수가 선발 준비를 하다 불펜으로 이동하는 건 큰 부담이 없다.)
애리조나 캠프 막판 노경은이 프리배팅 중 턱 관절에 부상했다. 김 감독은 “곧바로 5kg이 빠졌다. 아무것도 먹지를 못한다. 몸을 제대로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라고 했다. 일단 김 감독의 구상에 노경은은 제외된 상태. 결국 5선발 적임자는 이현승. 히어로즈 시절 선발 경험이 있다. 지난해에도 시즌 막판 선발로 나섰다. 올 시즌에는 풀타임 선발로 뛰기 위해 체계적으로 준비를 했다. 김 감독은 “현승이를 5선발로 내세울 예정”이라고 했다. 별 다른 대안도 없다. 베테랑 이재우는 정재훈이 빠져나간 불펜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1루수 김재환
외국인타자 잭 루츠가 3루수를 맡았다. 1루 수비도 가능하지만, 김 감독은 루츠를 3루수로 낙점했다. 자연스럽게 1루수가 비었다. 지난해 1루 백업 오재일과 포수 마스크를 완전히 벗고 1루로 전향한 김재환이 경합했다. 오재일이 1루 경험이 많아 주전으로 낙점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김 감독은 예상을 뒤엎고 김재환을 택했다. 김 감독은 “재환이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단 1개의 실책도 하지 않았다. 움직임도 날렵하고 빠르다. 타구를 잘 걷어낸다”라고 했다.
과거와는 달리 1루수비의 중요성은 매우 높다. 좌타자의 잡아당기는 타구를 걷어내야 하고, 외야수와의 연계플레이도 많이 해야 한다. 김 감독은 “옛날엔 1루수는 그냥 세워놓기만 하면 됐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라고 했다. 실제 7일 삼성과의 시범경기에 1루수로 나선 김재환의 수비력은 안정적이었다. 더구나 김재환은 한 방을 갖고 있다. 풀타임으로 뛸 경우 15~20홈런도 가능하다는 평가. 수비를 안정적으로 해줄 경우 팀 공격력에서 플러스 효과를 안길 수 있다.
▲마무리 윤명준
김 감독의 마무리투수 구상은 심플했다. 취임 직후 “볼이 빠른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모든 지도자가 꼽는 마무리투수의 제1 덕목. 김 감독은 내심 노경은이 마무리를 맡아주길 바랐다. 지난해 선발로 난조를 겪었지만, 마무리로 1이닝을 집중해서 막아낼 경우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 하지만 노경은이 이탈하면서 김 감독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마무리 구상은 윤명준에게로 넘어갔다. 윤명준은 좋은 구위를 갖고 있다. 커브라는 확실한 무기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무려 61경기에 출전했다. 사실상 어떤 상황이든 가리지 않고 등판했다. 김 감독은 “윤명준을 마무리로 생각하고 있다”라면서도 5선발 이현승과 1루수 김재환처럼 확신에 찬 코멘트를 하진 않았다. 윤명준의 몸 상태가 썩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 김 감독은 “지난해 너무 많이 던졌다. 그 여파가 남아있다. 어깨 상태도 아주 좋은 편은 아닌데 투수가 통상적으로 갖고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결국 윤명준을 마무리로 낙점하되, 컨디션 체크를 세밀하게 하겠다는 의미. 또한, 김 감독은 “중간계투로 쓰기 좋은 투수가 많다. 5~6명이 1~2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라고 했다. 일단 윤명준이 마무리로 확실히 자리를 잡아야 가능성을 발견한 계투진의 위력도 극대화할 수 있다.
[위에서부터 이현승, 김재환, 윤명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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