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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좋은 선수지만 그가 오른쪽 풀백에선 최고가 아니라는 것이 또 다시 증명됐다. 하지만 이는 선수 개인의 능력 뿐 아니라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감독의 탓도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0일(한국시간)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4-15시즌 잉글랜드 FA컵 8강전서 라이벌 아스날에 1-2로 패하며 탈락했다. 어이없는 백패스와 앙헬 디 마리아의 퇴장 속에 맨유는 고개를 떨궜다. 충격은 제법 컸다. 안방에서, 그것도 맨유 출신 대니 웰백에게 결승골을 얻어맞으며 KO패 당했다. 동시에 FA컵서 떨어지며 올 시즌도 무관으로 끝나게 됐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은 이날 아스날의 알렉시스 산체스를 봉쇄하는데 중점을 뒀다. 그리고 이를 위해 발렌시아를 활용했다. 사실상 맨투맨 수비였다. 발렌시아는 산체스가 볼을 가지고 중앙으로 이동할 때 그를 끝까지 쫓았다. 일반적인 지역방어는 분명 아니었다.
이는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실제로 산체스는 맨유전에서 고전했다. 특유의 돌파는 물론 위협적인 공간 침투가 나오지 않았다. 발렌시아가 볼을 잡기도 전에 강하게 전진해 압박하면서 산체스는 공간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문제는 발렌시아의 이러한 움직임이 결과적으로 첫 번째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전반 25분경 발렌시아는 중앙으로 이동하는 산체스를 제법 긴 시간 따라갔다. 하지만 아스날은 볼을 계속해서 소유했고 이 과정에서 맨유 포백 수비의 밸런스가 완전히 깨졌다.
판 할은 발렌시아가 산체스를 쫓아갈 때 그의 빈 공간을 디 마리아가 아닌 센터백 크리스 스몰링으로 메웠다. 그로인해 맨유는 센터백 사이의 공간이 크게 벌어졌다. 스몰링이 오버래핑에 나선 나초 몬레알을 견제하기 위해 우측으로 이동하면 또 다른 센터백 마르코스 로호와 멀어졌다.
실점 장면이 대표적이다. 발렌시아가 산체스를 따라갔고 스몰링이 우측 커버를 위해 이동했다. 순간 맨유의 수비 중앙에 커다란 공간이 생겼다. 메수트 외질은 편안하게 패스를 시도했고 이를 받은 옥슬레이드 챔벌레인은 자유롭게 돌파 후 몬레알의 골을 도왔다.
디 마리아는 수비적으로 상당히 게을렀다. 몬 레알이 노마크 상황에 있었지만 챔벌레인이 맨유 수비 2~3명을 차례로 제치는 과정을 멍하니 바라만 봤다. 이미 발렌시아는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 가 있었고 스몰링은 너무도 빨리 제자리로 복귀하며 몬레알을 놓쳤다.
산체스를 막겠다는 판 할의 작전은 나쁘지 않았다. 발렌시아를 끝까지 추격시킨 것도 맨유의 불안 요소인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였다. 단순히 지역 방어만으로는 중앙으로 침투하는 산체스를 막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발렌시아 역시 전문 오른쪽 풀백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비가 좋은 윙어임에 틀림없지만 수비라인에서 90분 내내 포지셔닝을 유지하긴 쉽지 않다. 판 할로서는 디 마리아에게 보다 수비적인 책임을 부여해야 했다. 공격적으로 그것이 부담됐지만 안드레 에레라에게 적극적인 커버를 지시할 필요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픽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사진 = AFPBBNews]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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