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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큰 키에 마른 몸, 한 눈에도 모델의 자태였다.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네는 배우 우혁(21·장우혁)은 신인의 풋풋함과 열정을 그대로 머금고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학창시절의 대부분을 중국 상하이에서 보낸 우혁은 내내 배우의 꿈을 꿨다. 영화를 좋아하는 아버지, 미술을 전공한 어머니, 음악을 했던 형 사이에서 우혁은 한국에 들어온 고2 때부터 배우가 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를 시작했다. 한 때 100kg의 거구였던 우혁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체중 감량을 시작했고, 지금은 완전한 모델의 몸매를 갖췄다.
"중국에서 국제학교에 다니며 영어를 썼어요.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이 많아서 즐거웠죠. 그래도 중국문화에 물 들어야 했으니까 중국어도 배웠어요. 중국에 있을 때 100kg가 넘었는데, 유산소 운동을 해서 살을 빼기 시작했죠. 한국에 들어와서 더 많이 뺐어요. 뛰고 뛰고 또 뛰었어요. 꿈을 이루고자 하는 열망 때문에 가능했던 거 같아요"
모델로 데뷔한 우혁은 결국 배우의 꿈을 이뤘다. KBS 2TV 금요드라마 '스파이'를 통해 데뷔했다. 남파공작원인 정호 역을 꿰찼다. 박현석 감독은 신선한 얼굴과 함께 중국어 구사가 가능한 배우를 찾았는데 우혁에게 잘 맞아 떨어졌다. 북한 노동당 공작원 황기철 역을 맡았던 배우 유오성과 호흡을 맞출 기회가 많았는데, 이는 우혁에게 '행운'이었다.
"진짜 촬영은 처음이잖아요. 처음엔 캐릭터가 잘 파악이 안 돼서 갈팡질팡 했어요. 게다가 워낙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과 함께 하다 보니까 너무 떨리는 거예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봤던 유오성 선배님을 바로 앞에서 보니까 정말 신기하고, 순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온갖 생각이 다 들어서 망설였어요. 그런데 유오성, 배종옥 선배님께서 저 코치를 많이 해주시는 거예요. '카메라 잘 모르지?' 하시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다 가르쳐 주셨죠. 그리고 박현석 감독님은 무서울 줄 알았는데 따뜻한 분이세요. 제가 조금이라도 기 죽어 있으면 오셔서 힘을 북돋아 주셨어요. 그래서 연기가 빨리 늘었던 것 같아요"
정호 캐릭터에 어떻게 파고들까 고민이 많았던 우혁에게 유오성의 한 마디가 큰 도움이 됐다. '정호는 이 세상에 너 하나야. 그 사람의 성장과정, 성격 이런 건 다 네가 생각해서 결정하는 네 꺼다. 계산하지 말고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는 조언은 우혁의 마음에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현장에서 유오성을 비롯한 선배들이 연기하는 것을 계속 관찰하고 고민하고, 공부했던 우혁의 울컥하게 했던 건 '이제 정호가 뭘 좀 한다'고 말했던 유오성의 칭찬이었다. 그 때 우혁은 배우로서 한 뼘 컸다.
모델 출신인 우혁은 김우빈처럼 믿고 맡길 수 있는 배우로 인정받고 싶다고 했다. 물론 스타가 되면 좋겠지만 빠르게 그 자리에 오르고 싶진 않다고 했다. 준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자리에 쉽게 올라가면 불안할 것 같단다. 스스로 낮출 줄 알고 예의 바른 사람으로 가꿔진 뒤 유명세를 얻고 싶다.
"김우빈 선배님처럼 개성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무엇보다 대중들에게 인정 받을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이제 갓 발을 뗀 우혁의 1년 뒤는 어떤 모습일까. 우혁은 1년 뒤의 자신에게 편지를 건넸다.
"우혁아, 스파이가 끝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네. 음, 너도 벌써 드라마를 2개나 했구나. 그리고 얼마 전에 오디션 합격해서 영화 들어 간다는데, 네가 정말 그토록 원했던 유오성 선배님, 고아성 선배님과 함께 영화를 찍게 되길 바랄게. 아참, 그리고 '어깨깡패'가 되었구나. 이 근육들 술로 죽이지 말고 드라마 촬영도 열심히 하고, 소중한 주변사람들이랑 부모님 먼저 신경 쓰는 배려 있는 사람이 되자. 우럭아, 파이팅"
[배우 우혁.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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