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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주황색 피의 에이스가 될 것인가. 배영수가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처음 대전구장 마운드에 섰다. 대전 팬들은 14년간 '삼성맨'이었던 그를 따뜻하게 맞아줬다. 배영수는 호투로 화답했다.
배영수는 12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 동안 안타 4개를 허용했으나 삼진 5개를 곁들이며 무사사구 1실점 호투했다. 4회 유창식과 교체될 때까지 두산 강타선을 한 점으로 틀어막았다.
이날 배영수는 최고 구속 142km 포심패스트볼(22개)와 슬라이더(13개), 포크볼(9개), 체인지업(8개), 투심패스트볼(3개)까지 다양한 구종을 점검했다. 특히 2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로 사용한 포크볼의 낙폭이 일품이었다. 3회초 김재호와 잭 루츠를 삼진 처리한 결정구는 모두 포크볼이었다. 타자를 현혹하기 딱 좋은 높이에서 떨어졌다. 배영수는 경기 직후 "오늘 포크볼 감이 좋았다. 팔 스윙이 나오면서 타자를 상대하기 좋아졌다"고 말했다.
배영수에겐 무척 의미 있는 등판이었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대전구장 마운드에 올랐기 때문이다. 전날(11일) 일찌감치 배영수의 선발 등판을 예고했던 김성근 한화 감독은 경기에 앞서 "전지훈련 때보다 조금 나아졌을 것이다. 고치에서 오키나와 넘어가기 일주일 전에 폼을 바꿨는데 한 번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3회초 2사 후 3연속 안타를 맞고 첫 실점한 부분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합격점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2km로 그리 빠르진 않았지만 공격적인 몸쪽 승부와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변화구 승부는 '역시 배영수'라는 감탄사를 연발케 하기 충분했다. 팀의 2-3 석패에도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배영수는 고치 1차 캠프에 재합류한 지난 1월 28일부터 본격 투구폼 수정 작업에 돌입했다. 김 감독과 니시모토 타카시 투수코치는 투구 시 스텝이 열리는 부분과 키킹 시 오른 다리 중심 잡는 부분에 대해 적극 조언했다. 특히 왼 어깨가 다소 벌어지는 부분을 잡는 게 급선무였다. 당시 김 감독은 "처음보다 나아지고 있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배영수는 지난 3일 귀국 직후 "6일까지 진행된 추가 훈련에 남고 싶었다"고 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그리고 첫 시범경기에서 만족스러운 투구를 했다.
배영수는 경기 후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연습하던 대로 하려고 한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느낌이라는 게 있다. 오키나와에서 훈련했던 부분과 잘 매치시켜야 한다. 불펜에서 더 연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배영수가 폼이 교정됐고 좋아졌다"고 호평했다.
배영수는 지난해 12월 3일 한화와 3년간 총액 21억 5천만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2000년부터 무려 15년간 뛴 삼성이 아닌 한화에서 새롭게 출발한다. 그는 2002년과 2005~2006년, 2011년~2014년까지 팀의 7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했다. 현역 통산 최다승인 124승 모두 삼성에서만 따낸 레전드. 통산 394경기 성적은 124승 98패 3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4.21(1837⅔이닝 859자책)이다.
김 감독은 "배영수와 송은범, 권혁까지 FA 3인방의 우승 경험은 팀에 굉장히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통산 124승 레전드의 존재는 큰 힘이다. 시범경기 첫 등판서 호투한 배영수가 한화에 어떤 힘을 불어넣을지 한 번 지켜볼 일이다.
[한화 이글스 배영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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