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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올 시즌 한화 이글스에 새 둥지를 튼 좌완투수 권혁. 그는 삼성과 자유계약(FA) 협상 결렬 당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팀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화는 그를 따뜻하게 안아줬다. 지난해 11월 28일 4년 총액 32억원에 사인했다. 그는 "김성근 감독님과 함께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기회를 얻어 기쁘다. 팀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최대한 그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자신의 말을 실천에 옮겨가고 있다.
권혁은 일본 고치 1차 캠프와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2,500구 이상을 던졌다. 김 감독도 적극적으로 권혁의 투구폼 수정을 도왔다. 연습경기 3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7.20(5이닝 4자책)에 안타도 8개나 맞았다. 특히 선두타자를 자주 출루시킨 부분이 아쉬웠다. 하지만 마지막 연습경기였던 지난 1일 LG 트윈스전서 2이닝 무실점하며 자신감을 찾았다. 김 감독도 "권혁이 좋아졌다. 이전까지는 좋지 않았는데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지난 11일 SK 와이번스와의 시즌 첫 시범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처음 대전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한화 팬들은 그를 따뜻하게 반겨줬다. 권혁은 2이닝 동안 볼넷 하나를 내줬지만 삼진 4개를 솎아내며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그는 "팬들의 환대는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라며 고마워했다. 김 감독은 "추가 훈련 효과가 이제 나오는 것 같다"며 반겼다. 권혁은 본진이 모두 귀국한 3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 추가 훈련에 참가해 투구폼을 가다듬었다.
12일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만난 권혁은 "대전구장에서 처음 던졌는데 느낌이 좋았다. (조)인성이형과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잘 맞춰주셨다. 직구는 생각보다 힘 안들이고 밸런스 위주로 던졌는데 제구와 볼끝 모두 괜찮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권혁이 새 구종 하나를 추가하면 좋을 것 같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그래서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이외에 포크볼을 더욱 가다듬고 있다. 권혁은 "체인지업과 포크볼은 갈수록 나아지고 있고, 포크볼은 계속 연습하고 있다. 올 시즌 분명 활용도가 높을 것이고, 점차 손에 익을 것이다. 이제 던지면서 계산이 서는 정도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포크볼은 2스트라이크 이후 확실한 승부구다. 직구와 비슷한 궤적으로 날아오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뚝 떨어지는 변화구. 제대로만 던지면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발하기에 그만이다. 특히 좌완투수의 포크볼은 흔치 않은데, 지난해 20승을 올린 앤디 밴 헤켄(넥센 히어로즈)도 포크볼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재미를 봤다. 권혁은 "언젠가는 분명히 무기가 필요해서 던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추가 훈련 효과에도 만족해한 권혁이다. 그는 11일 경기 후 "감독님께서 릴리스포인트를 앞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폼을 수정해주셨다. 그 부분으로 인해 점점 좋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귀국 당시에도 "정신적, 체력적으로 모두 업그레이드됐다. 감독님 요구사항을 수정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과정을 버텨내다 보니 좋아졌다"고 했던 권혁이다.
그는 "이번 캠프에서 22살 때 이후로 가장 많이 던진 것 같다. 그 때는 3,800개 정도 던진 것 같다. 아무래도 기복이 있을 때 제구에 문제가 생긴다. 릴리스포인트나 공 끝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투구폼 수정이 필요했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이려면 제구 불안이나 기복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이 던지다 보면 좋고 나쁜 게 뭔지 알고 감각을 찾을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한다는 계산이 선다. 정규시즌까지 2주 남았는데, 페이스 잘 끌어올리면 된다"고 말했다.
우승 경험을 보유한 베테랑의 책임감은 대단하다. 권혁은 "한 개 던지든 두 개 던지든 확실히 마스터해서 내 것을 만들어야 한다. 많은 공을 던진다고 좋은 게 아니다. 확실한 승부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범경기부터 첫 단추를 잘 끼운 권혁의 올 시즌 행보가 무척 기대된다.
[권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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