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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박성웅이 추가되며 드디어 충무로 3대 살인마가 완성됐다. '악마를 보았다'의 최민식, '추격자'의 하정우에 이어 '살인의뢰'의 박성웅이 등장하며 안정적 3인 구도가 형성된 것.
'악마를 보았다'의 장경철(최민식)과 '추격자'의 지영민(하정우), '살인의뢰'의 강천(박성웅)은 연쇄살인마라는 범주 안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이지만 제각기 다른 개성으로 관객들을 소름끼치게 만드는데 천부적 능력을 발휘한다. 죄의식 없이 살인을 즐긴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자신의 욕망을 해소하는 모습은 제각각이다.
▲ 불같은 연쇄살인마, '악마를 보았다' 장경철
장경철은 역동적인 연쇄살인마다. 영화 제목 그대로 악마를 본 느낌을 안기는 인물이 바로 최민식이 연기한 장경철이다. 보통 연쇄살인마라고하면 차가운 인물이 연상되지만 장경철은 180도 다르다. 오히려 감정의 진폭이 큰 불 같은 성격을 지녔다.
장경철에게 쫓고 쫓기는 과정은 게임이나 다름없다. 자신에게 더 큰 고통을 주기 위해 린치를 가한 후 풀어주길 반복하는 김수현(이병헌)은 게임의 상대다. 받은 만큼의 고통을 되갚기 위해 또 다른 한 방을 준비한다. 폭발하는 광기가 그의 가장 큰 특징이지만 지영민, 강천과 달리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는 비굴하게 살려 달라 말하는 추잡스러운 인물이기도 하다.
▲ '순진'이라는 가면을 쓴 사이코패스, '추격자' 지영민
지영민은 많은 배우들이 사이코패스 역을 연기할 때 참고하는 인물이다. 그만큼 사람들이 떠올리는 사이코패스 이미지와 잘 들어맞는다. 사람을 죽이는 일에 희열을 느끼지만 평소 모습은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다.
특히 지영민은 외모가 주는 갭이 상당하다. 강아지 같은 눈망울로 여자들을 죽였다고 말하거나 살인 방법을 이야기하던 중 형사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자신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뿌듯해 하는 모습 등으로 충격을 안긴다. 뿐만 아니라 지영민은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어 더 극대화된 공포심을 선사하는데, 이런 효과 탓인지 이후 등장한 많은 살인마들이 지영민처럼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로 그려졌다.
▲ 완성형 연쇄살인마, '살인의뢰' 강천
강천은 장경철, 지영민과 달리 심신(心身)이 모두 완성된 살인자라 볼 수 있다. 두 캐릭터처럼 죄의식 없이 사람을 죽이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지만 신체적 능력은 장경철, 지영민보다 뛰어나다. 죄의식을 찾아볼 수 없으며 살인병기 같은 몸도 연쇄살인마라는 캐릭터에 특화돼 있다.
이 영화의 백미는 교도소에서 펼쳐지는 강천과 손명수(김의성)의 목욕탕 액션 신이다. 마치 사람을 죽이기 위해 강천의 탄탄한 근육이 만들어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입 꼬리만 웃고 있는 그의 비릿한 표정도 강천을 '충무로 3대 연쇄살인마'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게 만든다.
[사진 = 영화 '악마를 보았다' 최민식, '추격자' 하정우, '살인의뢰' 박성웅(위부터)]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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